하늘 날아 에메랄드빛 호수 위로..모든 것 갖춘 '별천지'

전인수 2022. 6. 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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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동해 무릉별유천지
석회석 채광하던 폐산업시설 탈바꿈
국내 첫 4명 동시탑승 '스카이글라이더'
최대 시속 80km 금곡호 상공 가로질러
웅장한 암벽·라벤더 정원 이국적 풍경
알파인코스터·루지 등 체험시설 다채

동해종합버스터미널 또는 동해역(우리들연합의원 앞 정거장)에서 111번 ‘무릉계곡행’ 시내버스를 타거나, 묵호역에서 동해시티투어버스(주말·공휴일)를 타고 40~50분 정도 가면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을 채광하던 거대한 암벽 절개면이 이색적인 풍경으로 다가오는 산이 나온다. 이 곳이 무릉도원과 석회탄광의 중간쯤에 있을법한 ‘무릉별유천지’다.

▲ 두미르전망대와 무릉별유천지 전경

쌍용자원개발입구 정류장에서 하차해 방문자센터(제1주차장)로 입장하면 된다. 승용차로 방문 시 내비게이션에 삼화로380 또는 이기로97을 찍고, 제1·2주차장(2000원~5000원)에 도착해 주차하면 된다. 대중교통·승용차 이용자 모두 ‘방문자센터’에서 표를 구매하거나, 석회석 바위를 분쇄하던 곳을 문화재생공간으로 탈바꿈 한 ‘쇄석장·전망카페’ 건물로 입장하면 된다.

매표소에서 입장권(2000원~6000원)과 체험시설 이용요금을 지불한다. 유료 체험시설은 스카이글라이더(3만원), 오프로드 루지(1만5000원), 알파인코스터(2만원), 롤러코스터 형 집라인(2만원) 등 4곳이다. 통합이용권은 무릉패키지(스카이글라이더+오프로드 루지) 4만원, 삼화패키지(알파인코스터+롤러코스터형 집라인) 3만5000원, Fun Fun 패키지(4곳 모두) 7만원이다. 표를 구매한 후 폐산업시설을 리모델링한 쇄석장의 전망카페(4층 높이)에서 음료를 마시며 반나절(4~5시간) 정도 걸리는 체험관람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등 구상을 해 본다. 이 곳에는 갤러리도 있으니 잠시 옛 산업시설기록들을 감상해 보는 것도 좋다.

 

4개의 체험시설을 모두 구입했다면 체력이 가장 좋을 때 스카이글라이더를 타보자. 건물을 나와 원형광장 우측으로 30여m의 높은 언덕을 걸어 올라가면 탑승장이 나온다. 방문자센터(제1주차장)로 입장해 표를 끊었다면 알파인코스터와 집라인은 마지막에 도전하기로 하고 우선 무릉별열차나 셔틀버스를 타고 쇄석장 앞 로터리(원형광장)에 내려 단지내의 백미 오스트리아산 ‘스카이글라이더’ 탑승장으로 이동하면 된다. 국내 최초로 4명 동시탑승이 가능한 왕복형 글라이딩 놀이기구로 길이는 1554m, 최대 시속 80㎞ 속도로 125m 높이의 금곡호 상공을 미끄러지듯 뒤로 날아갔다 앞으로 달려온다. 출발하면 까마득히 보이는 밑의 호수와 빠른 속도감에 살짝 당황하기도 하지만 반환점을 돌 때면 다소 여유가 생겨 스릴과 짜릿함을 즐기며 순식간에 뿌듯함 속에 막바지에 다다른다.

▲ 하늘을 나르는 스카이글라이더

고공에서의 긴장감으로 온몸에 살짝 기운이 빠지는듯한 여운을 뒤로하고 갔던 길을 되돌아 내려와 채석장비 전시장을 가보자. 성인 키보다 더 큰 바퀴를 가진 몬스터 덤프트럭과 암석을 작게 쪼개는 착암기. 한 대당 수십억원씩 하는 고가 장비위에 올라가 담대한 청옥호를 내려다 본다.

SBS ‘펜트하우스’ 촬영장소로 알려진 12만5000㎡ 규모로 최대 30m 깊이의 이 호수는 tvN ‘호텔 델루나’ 촬영지 금곡호(3만㎡)와 함께 석회석 채광을 통해 생겨난 웅덩이에 금곡댐 위의 계곡수와 바위틈 용출수가 채워져 이뤄졌다. 물에 용해된 석회성분이 햇빛을 받으면 에메랄드 색을 띄는 유럽에서나 있는 희귀하고도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

청옥호 앞에는 tvN ‘바퀴달린 집3’ 촬영장소인 ‘거인의 휴식’ 조형물이 있다.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만들었지만 바위 조각들을 이어붙인듯한 거인의 품이나 손아귀에서 사진을 찍은뒤 걸어서 ‘라벤더 정원’으로 향한다. 2곳의 약 2만㎡ 면적에 1만3000주가 심어져 군락을 이룬 이 꽃밭은 매년 6월과 9월 두 번 만개한다. 운이 좋으면 천상의 화원에 있는 내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아갈 수 있다.

▲ 동해 라벤더정원의 관광객들

잠시 휴식도 취할겸 정거장에서 좀 더 높은 위치로 데려다 줄 구내 열차나 버스를 기다려 보자. 혈기왕성한 분들은 800여m 정도의 급 오르막길을 걸어가도 된다. 오프로드 루지 체험장에 도착하면 타는 것은 잠시 미뤄두고 오른쪽 산으로 가파른 400m 거리를 15분쯤 올라가 보자. 정상에 올라가면 힘든 만큼 보상받을만한 멋진 그림이 눈앞에 펼쳐진다. 우선 무릉별유천지 전경이 아득히 보이는 포토존에서 예쁜 포즈로 셀카를 찍어보자. 환상적인 나와 자연의 조화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드디어 단지 전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정상 두미르전망대에 오른다. tvN ‘사랑의 불시착’에서 현빈과 손예진의 패러글라이딩 촬영장소로, 정우성이 대형SUV ‘쉐보레 트래버스’ CF 촬영지로 유명한 이 곳에서 연예인처럼 웅장한 광경을 응시하는 장면을 연출해 보자.

이제 출발지로 내려가면서 놀이기구를 즐겨보자. 다시 내리막길을 10여분 걸어 독일에서 제조한 ‘오프로드 루지’ 체험장에 도착한다. 교육영상을 본 후 헬멧과 무릎·팔목 보호대 등 장비를 착용하고 루지에 올라타 출발선상에 선다. 커브길에서는 브레이크를 방향대로 살살 조여주면서 주행하면 1.5㎞ 폐채석장 임시 비포장도로의 둔탁함 속에서도 최대 시속 40㎞의 빠른 속도감을 느끼면서 15분 정도 안전하게 즐기며 내려올 수 있다.

▲ 청옥호 앞에 있는 ‘거인의 휴식’ 조형물

루지 종착지 바로 옆에 마지막 2개 체험기구가 보인다. 먼저 이탈리아산 ‘롤러코스터형 집라인’을 체험하려면 300여m를 걸어 올라가는 수고를 견뎌야 한다. 등산(?)하는 곳이 많아 좀 지치지만 참는자만이 짜릿한 쾌감을 느낄수 있다. 일반적인 직선형 집라인과는 달리 곡선형 고공 레일에 매달려 상하좌우로 자유롭게 주행하며 무동력으로 내려오는 이 기구는 최대 시속 40㎞의 속도감을 느낄수 있다.

끝으로 독일에서 넘어온 ‘알파인코스터’를 타 보자. 두 개의 고정레일 위 1.5㎞구간에서 최대 속도 40㎞/h로 속도감과 공포감을 동시에 체감할 수 있다. 안전센서 브레이크가 장착돼 있어 속도 조절은 물론, 앞뒤 카트간 충돌을 방지해 줘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삼화유원지와 무릉3지구(폐광지)가 합쳐져 탄생한 121만9000㎡(37만여평) 규모의 무릉별유천지는 사방에 있는 암벽 절개지가 눈길을 끈다. 채광을 위해 산·바위 등을 깍고 잘라 놓아 비탈진 곳인데, 마치 제3의 행성에 온 듯한 이국적 모습으로 폐광지만의 특수한 경관을 제공하고 있다.

무릉계곡 초입에 자리한 무릉3지구는 지난 1968년부터 50년 동안 시멘트 생산을 위한 석회석 채석장으로 사용되다 지난 2017년 채광이 종료된 곳이다. 시와 쌍용C&E는 이 일대가 무릉계곡으로 이어지는 비경이라는 점을 감안, 복합체험 관광단지로 조성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후 조성 사업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45년 무상사용, 기부채납 논의)을 체결하고, 폐광지의 획기적 복구를 목표로 사업이 추진돼 지난해 11월 1단계 사업을 준공, 개장해 일반인에 처음 공개됐다.

‘무릉별유천지’는 무릉계곡 암각문에 새겨져 있는 글귀로 ‘하늘 아래 최고 경치가 좋은 곳으로 속세와 떨어져 있는 유토피아’라는 뜻을 담고 있다. 웅장한 암벽 절개면과 석회석을 채광한 자리에 형성된 에메랄드 빛 청옥호와 금곡호는 그 의미를 더욱 잘 보여준다. 여기에 유럽형 체험시설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스릴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됐다.

천상의 별유천지를 느끼게 하는 각종 꽃나무도 관람객들을 반긴다. 지난 3월에는 노란 자태의 유채꽃이, 4월에는 캘리포니아포피, 5월에는 수레국화·샤스타데이지·끈끈이대나물이 피어나 장관을 이루었다. 이어 6월에는 환상의 라벤더를 만나고, 10월에는 코스모스가 기다려진다. 현재 이 곳에는 평일 300~600여명, 주말 1000~1500여명이 찾고 있다. 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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