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학교 옹벽 3년째 '방치'.."내 일 아냐"
[KBS 울산] [앵커]
이처럼 장마가 시작되는데도 울산의 한 초등학교 옹벽이 무너진 지 3년이 지났는데도 복구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알고보니 지자체와 교육청이 서로에게 관리 책임을 떠넘기기면서, 복구가 늦어지고 있었습니다.
신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옹벽이 무너진 초등학교 옆길으로 사람들이 지나 다닙니다.
안전장치라고는 아이 키만한 접근금지선이 전부.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혹시 사고가 날까 불안하기만 합니다.
[○○초등학교 학부모 : "이쪽으로 가지 마라 얘기는 하는데 걱정스럽기는 하죠. 바람이 많이 불거나 (접근 금지선이) 넘어질 수 있으니까."]
옹벽이 무너진 건 태풍 '타파'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던 2019년입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복구가 되지 않은 이유는 뭘까?
학교 소재 지자체와 교육청이 자신들의 관리가 아니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학교 관계자와 울산 남구청 사이에 오간 공문입니다.
학교 관계자가 복구를 요청하자, 구청은 교육청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답합니다.
[울산 남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급경사지를 소유하거나 관리하고 있는 학교 시설인 바, 학교 시설에서 (복구를) 하는 게 맞다. 그래서 저희들이 공문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울산교육청은 붕괴 지점이 사유지이고, 사유지는 지자체의 관리대상이라고 주장합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사유지 같은 경우에는 관할 지자체에서 개인 땅 소유자한테 보수하라, 보강하라 하겠죠. 근데 그게 안됐을 때에는 관할 지자체에서 관리를 하게끔 돼 있더라고요."]
울산시는 장마 기간 옹벽이 무너질 수 있다며 보강을 요청한 상황.
지자체와 교육청이 관리 책임을 미루는 사이,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들만 무방비 상태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건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
신건 기자 (god@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