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와미래] 서울의 인구감소는 좋은 일일까
높은 집값 등에 30~40대 많이 떠나
서울 교육여건 악화.. 양극화 심화
출산율 저하.. 공동체 뿌리 약해져
서울의 인구는 줄고 있다. 얼마 전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인구가 950만명 아래로 떨어졌는데, 이는 2016년 5월 처음으로 1000만명 선이 무너진 이후 6년 만이다. 서울은 우리나라에서 인구가 가장 밀집해 있는 곳인데,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닐까?
이러한 인구 이동의 특성은 서울의 인구 감소가 긍정적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이를 낳을 젊은 신혼부부가 서울을 떠나면서 서울의 출산율은 더 악화된다. 서울로부터 순유입이 집중되는 하남, 화성, 김포, 시흥 등에서 출산율이 높은 것은 이를 반증한다. 아이들의 수가 더 심각하게 줄어드는 지역들에서는 양육 여건, 특히 학교나 학원 등 교육 환경이 악화되는데, 서울 일부 지역의 초등학교들에서는 폐교 수준의 학생 수 감소가 일어나고 있다. 이는 다시 지역의 자녀 양육 세대 이탈을 강화하면서 지역 생활 여건이 더 악화되는 원인이 된다. 교육 여건 악화는 세대의 빈곤화와 지역이 결합되는 양상으로 발전한다. 서울 내 지역과 계층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불평등의 요인이 된다.
서울에서 젊은 인구가 떠나면서 서울의 고령화는 더 심각해진다. 서울이 젊은 도시라고들 생각하지만 노인인구 증가 속도는 지방을 앞지르고 있으며, 노인 비율이 증가하면서 지난해에는 서울에서도 사망이 출생보다 더 많은 인구의 자연감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또한 자녀를 양육하는 세대가 직장에서 더 먼 곳에 거주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출퇴근에 소모하는데, 이는 일·가정 양립을 어렵게 하는 구조가 된다. 양육 시간과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추가 출산은 더 어려워진다. 또한 여성에게 더 많은 책임을 지우는 우리의 가족 질서에서 여성에게 더 많은 양육의 부담이 지워지고, 이에 따라 직장을 그만두는 경력 단절 경향이 강화된다. 신도시에는 출산율이 높아 보이지만, 이면에는 더 높아질 수 있는 출산율의 정체가 숨겨져 있다.
서울의 인구 유출은 서울 공동체의 안정성을 흔든다. 서울은 더 이상 태어나서, 자라고, 성인이 되고, 가족을 꾸리고, 아이를 양육하고, 나이 드는 생애 과정의 진행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공간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 서울이라는 지역공동체의 뿌리는 더 약화된다. 나의 이웃과, 아이의 친구들은 그냥 특정 시점에서 일시적으로 만난 사람들에 불과하게 된다.
서울의 인구 감소는 젊은 세대와, 자녀를 양육하는 여성, 서울의 저소득 지역과 빈곤층, 수도권 밖 지역들, 그리고 서울 공동체 스스로에게 많은 부담을 짊어지게 한다. 서울은 인구 감소로 오히려 더 힘들고, 건강하지 않게 되어간다. 앞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이 아이러니의 악순환은 더 심화될 것이다. 서울의 인구 감소는 서울의 인구 압력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 집중의 한 양상에 불과하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서울대 보건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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