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법부 "이란 핵과학자 암살한 미국, 5조 6천억 원 배상해야"

이란 사법부가 자국 핵 과학자들을 암살한 책임을 물어 미국 정부가 5조 원이 넘는 배상금을 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3일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미국 정부에 대해 43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5조 6천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사법부는 지난 수년간 살해당한 이란인 핵과학자 3명의 유족이 소송을 제기했다며 "미국은 이들에게 조직적인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사법부는 이번 판결과 관련한 핵과학자들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이들 중에는 지난 2020년 11월 테헤란 근교에서 암살 된 모센 파크리자데가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란은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가 암살 작전을 실행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외신들은 이란 내 압류 가능한 미국 자산이 없는 만큼 이번 판결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중동의 앙숙인 이란과 이스라엘은 공격의 흔적이 드러나지 않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통해 상대를 공격해 오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 사이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 연구소에서 일한 30대 과학자 2명이 의문사하기도 했습니다.

화강윤 기자hwaky@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