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강원 100mm 넘는 장맛비에 곳곳 침수

장맛비가 내리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대로사거리에서 퇴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시간당 30㎜에 달하는 강한 비가 내리면서 도심 곳곳 하천이 범람해 도로가 통제되고 하천 인근 시민들이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하루 수도권과 강원 북부지역에 100㎜가 넘는 장맛비가 쏟아졌으며, 비는 이날 늦은 밤까지 약해졌다 강해지기를 반복하다가 이후 잦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에는 총 83.1㎜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경기도 파주 132.4㎜, 경기도 양주 138㎜, 인천 강화 130㎜가 내렸다.

기상청은 수도권과 강원 영서는 이날 늦은 밤까지, 충청권과 남부지방은 23일 밤부터 24일 아침 사이, 제주도는 24일 새벽부터 낮 사이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의 비가 내릴 것으로 관측했다.

현재 세종, 대전, 인천, 서울, 경기, 전북, 충남, 광주, 전남 일부 지역, 충북 일부 지역, 강원 일부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비는 24일 새벽 중부지방부터 차차 그쳐 이날 오전 대부분 그치겠다. 다만 남해안과 제주는 각각 24일 오후와 밤까지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수도권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서울 곳곳에서 차량 통행이 지연됐다. 서울 동부간선로, 강변북로 동호대교→한남대교 구간, 올림픽대로 행주대교→월드컵대교 구간 등 지대가 낮은 도로에 물이 고인 탓이다.

하천이 범람하면서 시내 도로 곳곳이 일시적으로 통제되기도 했다. 은평구 불광천길 증산교 앞에서 중동교 사이 구간은 하천 수위가 높아져 이날 오후 7시부터 오후 8시50분까지 출입이 통제됐다. 중랑천 월계1교 지점도 통제수위(15.83ｍ)를 넘어서며 오후 8시15분부터 동부간선도로 진입로가 전면 통제됐다.

피해도 잇따랐다. 각 소방재난본부에는 가로수 전도, 배수 지원 요청 등의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인천소방재난본부에는 이날 수십 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에는 이날 2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일부 지자체는 집중호우에 대비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비상 근무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7시쯤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는 “불광천 물이 차오르는데도 시민들이 대피하지 않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해 소방이 출동했으나,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