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오토바이 소음 허용 기준 30년 만에 강화..실효성은 '물음표'
[KBS 청주] [앵커]
KBS 충북뉴스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오토바이 소음 피해를 집중 보도하고 있는데요.
오늘 두번째 순서로, 환경부가 강화하겠다고 밝힌 오토바이 소음 기준을 살펴봤습니다.
KBS 취재 결과, 환경부의 개선 예정인 소음 기준 역시 현실과 동떨어져 실효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정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주민/음성변조 : "코로나 때문에 배달하는 오토바이도 많고. 소음이 엄청 크게 들리고 그런 것들 때문에 (힘듭니다)."]
지난해, 전국 오토바이 소음 민원은 코로나 19 이전과 비교해 130% 넘게 폭증했습니다.
하지만 소음 기준이 높아 적발이 쉽지 않은 상황, 결국, 환경부는 30년 만에 오토바이 소음 기준을 손 보기로 결정합니다.
현재 105데시벨에서 배기량 크기에 따라 최저 86데시벨까지 낮출 예정입니다.
강화되는 소음 기준이 실제로는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배기 소음 측정 대상은 배달용으로 많이 쓰이는 125cc 오토바이.
환경부가 제시한 소음 측정 규정에 맞춰 엔진 출력을 올리자 측정기에 84 데시벨이 찍힙니다.
또 다른 오토바이도 소음 기준 이내입니다.
모두 소음이 심한 공장 안에 있는 수준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지만 강화될 기준으로도 적발할 수 없습니다.
개정 중인 소음 허용 기준인 88데시벨보다 낮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준을 강화해도 적발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백인화/인근 주민 : "이게 강화된 기준이라고 하면, 이거를 조금 더 강화를, (기준을) 올려야 하지 않겠나…."]
이 같은 소음 기준이 나온 근거를 확인해봤습니다.
환경부는 유럽연합의 오토바이 소음 기준을 바탕으로 새 기준을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입니다.
유럽과 우리나라의 오토바이 주행 환경이 매우 다르기 때문입니다.
도로 폭이나 노면 상태는 물론, 건물 밀집에 의한 소리 확산 정도를 고려할 때 유럽의 기준을 반영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박영환/소음진동기술사 :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는 좀 어렵습니다. 거기(기준)에 대한 근거를 확실하게 하고, 주변 영향 검토, 실효성이 있는지 다시 한번 검토한 다음에…."]
소음 피해를 줄이겠다며 30년 만에 기준 강화에 나선 정부.
하지만 여전히 애매한 기준 탓에 실제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촬영기자:김장헌·김성은/그래픽:오은지
정진규 기자 (jin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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