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조용한 전파 될라..3주 잠복기가 복병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허남설 기자 2022. 6. 2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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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 같은 대유행으로 확산되진 않겠지만 새로운 증상 발현 양상이나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조용한 전파’가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3세대 백신과 치료제를 조기 도입하고 방역조치는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프리카 풍토병일 때 원숭이두창의 일반적인 증상은 초기에 발열, 두통, 근육통 림프절병증 등의 증상을 보이고 1~3일 후에 얼굴이나 입에서 발진이 시작돼 손, 발로 퍼지는 것이었다.

최근 유럽·미국 등에서는 다른 양태의 증상 발현이 보고됐다. 지난 14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보면, 미국 확진자들 중에는 생식기나 항문 주위에서 발진이 먼저 나타나기도 했으며 얼굴·손·발 이외의 신체 국소부위에서 발진이 생겼다. 항문·직장 통증, 직장 출혈, 장염 또는 대변이 마려운 느낌도 증상으로 파악됐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명예교수는 “유럽·미주 확진자들에서 발열, 두통 없이 바로 발진이 나타나는데, 아프리카 풍토병일 때와 다르긴 하다”고 말했다.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최장 21일에 달한다. 증상이 발진부터 시작하고, 특히 잘 보이지 않는 신체 국소부위부터 나타나면 감염자 스스로도 인지가 어려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검역 단계에서 완벽하게 걸러낼 순 없다고 본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속적으로 해외유입이 일어나고 국내 2차, 3차 전파 사례도 발견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사회 내 ‘조용한 전파’가 우려되는 것은 취약계층 때문이다. 백 교수는 “현재는 20대에서 50대 이전 남성들이 많이 감염되는데, 어린아이나 면역저하자들이 감염되면 위험할 수 있다”며 “확진자 초기 백신 접종을 통해 지역사회에 확산되는 걸 막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3세대 두창 백신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 백신은 덴마크 제약사 ‘바바리안 노르딕’이 만든 ‘진네오스’를 가리킨다. 정부는 3세대 백신 도입 전엔 2세대 백신을 확진자·밀접접촉자 중 희망자에 한해 접종하기로 했다. 백 교수는 “2세대 백신은 생백신이라 면역이 약한 어린아이들에겐 적합하지 않다”며 “3세대 백신은 수천회분만 있어도 통제가 가능해진다. 도입이 늦은 건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향미·민서영·허남설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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