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이어 홍영표도 불출마?..친문, 이재명에 고강도 압박
유력 주자 '불출마 선언' 이어지면 이 의원 당권 도전 '부담'
'친명' 내부도 출마 놓고 입장 분분..이 "듣는 중" 언급 자제
오는 8월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 선출을 앞두고 이재명 의원의 도전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친문재인계 전해철 의원(사진)의 불출마 선언으로 이 의원을 향한 불출마 압력이 더 강해졌기 때문이다. 다른 친문계 주자인 홍영표 의원도 불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유력 후보들의 출마 포기 선언이 이어진다면 이 의원의 고심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23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전해철 의원의 반응(불출마)이 책임 있는 분들의 연쇄 반응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해철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8월 전당대회 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날 전재수 의원을 비롯한 당 재선 의원들이 공동 입장문을 내고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패배에 중요한 책임이 있는 분들은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라”고 밝힌 직후였다.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가 지난 15일 진행한 대선 및 6·1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에서는 “연이은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들과 계파 갈등을 유발하는 분들은 전당대회에 참여하지 않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당내 대선 및 지방선거를 평가하는 여러 자리에서 이 의원, 홍 의원, 전 의원 등 유력 예비 주자들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다른 주자들의 고심이 커지게 됐다. 당권 도전을 공식화할 경우 전 의원 불출마와 비교되며 사욕만 추구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홍 의원은 불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홍 의원의 선택에 대해 “개인에게는 중요한 정치적 결단과 판단이다. 논평하듯이 얘기하는 게 맞지 않다”며 “아마 고민하시지 않겠냐”고 말했다.
전 의원에 이어 홍 의원까지 불출마하면 이 의원도 불출마하라는 당내 여론은 더욱 높아질 공산이 크다. 반면 이 의원 입장에서는 당 장악력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포기할 수 없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당 대표가 되면 2024년 총선 공천권 행사로 당내 세력을 결집해 차기 대선 가도로 순항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도 있다.
이 의원 주변 반응도 엇갈린다. 친이재명계 한 중진 의원은 “이재명은 자신만의 길을 가며 책임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전해철 의원의 불출마는 이 의원 당권 도전에 변수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 측근은 “이 의원이 당권을 잡는다고 해도 대선·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대표로 치른) 총선마저 패할 경우 차기 대선 도전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당 워크숍에 참석하기 전 대표 출마에 대해 “의원들을 포함한 당원들, 국민 여러분들 의견을 낮은 자세로 열심히 듣고 있다”고 말했다. 전 의원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견이 없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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