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초임 소방관의 비극.."팀장이 갑질" 줄 이은 신고
초임 소방관이 스스로 세상과 등졌습니다. 직속 상관인 팀장의 갑질과 괴롭힘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팀장은 직위가 해제됐고, 감사를 받고 있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엷은 미소를 띤 아들의 영정사진.
아버지는 차마 바라보지 못하고 비통함에 눈을 감습니다.
31살 강 모 소방사가 싸늘한 주검으로 가족에게 발견된 건 그제(21일) 오후 4시 20분쯤입니다.
자신의 방 침대 위에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강 소방사 어머니 : 어떡해, 어떡해요. 불쌍해서. 우리 아들이 얼마나 착한 아들인데.]
유족은 2주 전부터 부쩍 말수가 줄었고 표정이 어두웠다고 말합니다.
[강 소방사 어머니 : 출근할 때 잘 다녀와 하면 응, 그러고 나갔는데 답을 안 했어요. 그런 적이 없었는데 갔다 와서 밥을 안 먹고. 이틀을 그랬어요.]
장례 이틀째인 어제, 부산소방본부는 강 소방사의 직속 상관인 A팀장을 직위해제했습니다.
조사 결과, 갑질을 한 정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정적이었던 건, 지난 14일 부산 남포동 상가 방화 진압 현장이었습니다.
지하실에서 소방 호스를 잘 다루지 못한다며 폭언을 하고 이후 쉬는 시간도 없이 훈련을 시켰다는 겁니다.
[소방 관계자 : 들어온 지 석 달이 좀 넘었다 아닙니까. 팀장이 잘 이끌고 그래야 되는데 여린 아이를 현장에서 그렇게 해놓으니까 그걸 못 이겨가지고.]
119안전센터에서 내근을 할 때도 반복적으로 강 소방사를 괴롭혔단 증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소방 관계자 : 윽박지르고 빡빡하게 하니까 자기가 팀을 바꾸려고 다른 동료들과 의논을 한 것 같더라고요.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같아요.]
다른 부하직원 역시 갑질을 당해왔다며 추가 피해 사례를 신고한 상황입니다.
유족은 뒤늦게 이 사실을 전해 들었습니다.
[강 소방사 어머니 : 미안해 죽겠어. 몰랐다는 게. 자신이 그렇게 힘든데 얼마나 무서웠겠습니까.]
취재진은 A팀장에게 여러 차례 반론이나 해명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소방본부 측은 A팀장이 일부 잘못을 인정했지만 죽음으로 내몰 만큼 심한 갑질은 없었다는 입장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소방본부는 강 소방사가 숨지기 전, 삭제한 휴대전화 기록을 복원해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밝히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권도형, 자기가 만든 코인 안 믿어"…테라 관계자들 줄줄이 검찰 진술
- 연쇄살인 권재찬 사형 선고 "교화·인간성 회복 기대 못해"
- [단독] '최강욱 발언' 당시 참석자 "그 말 두 번이나 했다"
- 홍준표 "딱해서 한 마디…당 대표-최고위원은 협력 관계"
- [팩트체크] "성소수자만 감염" "악수만 해도"?…괴담 따져보니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 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 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 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 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