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노동자 60%가 병원 치료..폐암 산재도 급증
[EBS 뉴스]
최근 고등학교에서 잇따라 발생한 '개구리 급식' 사건의 파장의 거셉니다.
이런 가운데 학교급식을 직접 관리하고 운영하는 노동자 대부분이 근골격계 질환 등으로 치료 중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폐암으로 인한 산재 승인도 급증하고 있는 만큼, 급식실 조리환경 전반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9년째 학교에서 급식 조리를 하고 있는 은희 씨.
근무를 시작한 지 몇 해 지나지 않아 손가락이 골절됐고, 최근엔 팔꿈치에 염증까지 생겼습니다.
치료를 위해 병가를 신청했지만, 동료 대부분이 건강에 문제가 있는 상태여서 맘 편히 쉴 수도 없습니다.
인터뷰: 최은희 / 조리실무사
"한 사람이 빠지게 되면 사람을 못 구하면 그 사람의 몫을 사람들이 나눠서 일을 한단 말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의 일이 더 가중이 되겠죠."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인천대 노동과학연구소가 급식노동자 3천여 명을 조사했더니, 응답자의 과반이 최근 1년 사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노동자 한 명이 평균 100명 이상의 급식을 조리하는 등 강도 높은 노동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서울 지역 학교의 경우, 급식노동자 한 명이 140명의 점심을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공공기관이나 군대에 비해서도 2배 많은 수칩니다.
워낙에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급식 노동자들은 적정 노동 강도의 최대 2.7배에 달하는 중노동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안석 연구원 / 인천대 노동과학연구소(인간공학 박사)
"작업 강도와 노동시간을 모두를 고려하여서 현재 인원의 약 1.23배 정도가 충원이 필요하다고 연구 결과를 제출하였고요.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 단위에서 대체 인력 풀(pool)제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휴가자를 대체해야 한다)"
공무직노조는 또, 최근 폐암으로 산재 승인을 받은 급식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산재가 늘어나고 있지만, 당국의 실태조사는 소극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전국 교육청에 급식노동자에 대한 폐 시티(CT) 촬영을 실시하라고 지도했지만, 교육청마다 시행 시기와 적용 대상이 제각각이란 겁니다.
인터뷰: 김미경 수석부본부장 /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모든 (CT) 검사 결과는 겨울방학이 끝나는 내년 2월 말에 완료되면 노동부의 총 추계는 내년 3월이 되지 않겠냐 (답변을) 해서 너무 늦다, 폐암 환자가 나온 지 2년이 다 돼가는 상황에…"
올해 4월까지 폐암으로 산재가 승인된 학교 급식노동자는 모두 25명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급증한 상황.
열악한 노동환경은 결국 학교급식의 안전을 송두리째 위협할 수도 있는 만큼, 적정 인력 배치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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