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리 경제권 구축"..시진핑·푸틴, 브릭스로 미국에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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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미국 전선'의 두 축인 중국과 러시아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차원의 독자적 경제권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브릭스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 미국·유럽 주도의 협의체에 필적할 대항마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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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국제결제시스템 개발"..
서방 주도 경제 제재 구멍 내기
중·러 제외 다른 회원국은 온도 차
'안티 미국 전선'의 두 축인 중국과 러시아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차원의 독자적 경제권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브릭스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 미국·유럽 주도의 협의체에 필적할 대항마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나머지 회원국들이 중·러의 뜻대로 움직일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미국과 각 세운 시진핑·푸틴 "우리끼리 단합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 화상 형식으로 브릭스 정상회의의 비즈니스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분위기를 잡았다. 그는 "서방은 시장경제와 자유무역, 사유재산의 불가침성에 대한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있다. 이는 모든 나라의 안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서방의 경제제재를 비판했다. 이어 브릭스가 세계 인구 30억 명,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5%, 세계 외환보유액의 35%를 차지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회원국들이 단합해 서방에 맞설 자체적 경제권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미국과 서방의 경제제재에 따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경제망에서 배제됐다.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회원국들과 함께 신뢰할 만한 대안적 국제결제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서방 제재망에 '구멍'을 내겠다고 선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화상 연설에서 "세계 경제를 정치화, 도구화, 무기화하고 국제 금융·화폐 시스템의 주도적 지위를 이용하는 자의적 제재는 자신을 해칠 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재앙을 초래한다”며 미국의 금융제재를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달러 무기화'에 맞서기 위한 통화결제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브릭스 회원국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특히 러시아의 요구가 크다"고 전했다.
인도, 러시아 지지하지만 중국 부상은 견제
다만 인도, 브라질, 남아공이 중·러만큼 간절한지는 앞으로 행보를 두고봐야 한다. 우선 인도 등 3국은 미국와의 경제적 단절이라는 리스크를 감수할 만한 정치적 동기가 크지 않다. 브릭스 단일 통화결제시스템에 참여하는 것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편을 드는 것으로 비치는 것도 부담이다.
영국 BBC는 "중·러와 서방 간 전쟁 속에서 줄타기를 해온 인도, 브라질, 남아공이 서방의 '제재 외교'를 반대할 수는 있겠지만, 러시아의 행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은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인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러시아에 우호적 태도를 취하고 있으나, 인도와 껄끄러운 중국이 브릭스 확대를 주도하는 것은 견제하고 있다. 22일 회의에서 기조 연설에 나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25년까지 인도의 디지털 부문 가치가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세일즈하는 등 각국의 경제 투자를 호소했다. 중·러와 거리를 둔 셈이다.
중국은 브릭스 회원국을 확대해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브릭스 플러스(+) 구상'을 갖고 있다. 시 주석은 24일 브릭스 회원국과 개발도상국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발전 고위급 대담회'를 연다.
개방성·포용성을 앞세워 브릭스 외연 확장을 시도하겠다는 취지이지만, 현재 브릭스 회원국들이 반기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수샨트 싱 인도 정책연구센터(CPR) 선임연구원은 미국 CNN에 "인도는 여전히 중국과 국경 분쟁 중인 데다 미국 주도의 쿼드(QUAD)에도 참여하고 있어서 중국의 브릭스 정책에 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6~9일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카자흐스탄에 브릭스 플러스 참여를 제안한 바 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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