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학계 큰 어른"..조순 전 총리 별세에 추모 발걸음

박수현 기자 2022. 6. 23.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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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별세한 23일 오후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경제계의 거목이자 정치계 원로인 조순 전 경제부총리의 빈소에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조 전 부총리의 빈소는 23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다. 이날 오전부터 빈소에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 한덕수 국무총리,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이 방문해 조의를 표했다.

이날 낮 12시30분쯤 빈소에 도착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3일 내내 자리를 지키다 장지로 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이전에도 앞으로도 조순 선생 만한 선비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학문이 아주 훌륭하실뿐 아니라 현실에 대한 특별한 감각이 있었고 참여도 하셨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지난달 스승의 날을 맞아 반세기간 이어온 조 전 총리와의 이야기를 담은 저서 '나의 스승, 나의 인생'을 발간했다. 정 전 총리는 저서에서 대학 시절을 회상하며 "선생의 케인스 이론 강의는 많은 학생에게 실천적 경제학의 세계에 눈을 뜨게 해줬다"고 했다.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해 빈소를 찾았다는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학교 1학년 때 (조 전 부총리의) 경제학원론 강의를 들었다"며 "당시 시장에 대한 제약의 예시로 렌트 컨트롤(Rent Control·집세 통제)을 들었다. 시장에 대한 직접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학자적 소신이었는데 일생 동안 경제학을 하며 머릿속에 들어있던 말씀"이라고 했다.

제2차 비상경제장관회의를 마치고 오후 2시40분쯤 빈소를 찾은 추경호 부총리는 "고인이 경제기획원 부총리를 하실 당시 비서관을 맡았다"며 "대한민국 경제학계와 정책 분야의 큰 어른이었다. 매사에 사사로움 없이 사안을 판단하셨고 우리나라의 경제를 위한 근본적인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3시 23분쯤 빈소에 도착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학교에 다닐 때 (고인이)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화폐금융론 등을 가르쳤다. 당시 경제학과에서 정말 새로운 학문을 배우는 기분이었다"며 "그 때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참 재밌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별세한 23일 오후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조화가 놓여 있다. /사진=뉴스1

김명호 전 한국은행 총재는 "내가 조순 한국은행 총재 바로 다음 총재였다"며 "최근 건강이 계속 안 좋으셨는데 큰 별이 하나 떨어졌다"고 했다. 김학재 전 서울시 부시장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가운데 가장 깨끗하고 정직한 분이셨다"며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도 일만 잘하면 쓰셨다"고 밝혔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는 "민주국민당 최고위원을 하던 당시에 (조 전 부총리를) 대표로 모셨다"며 "우리 사회의 진정한 지성인으로 공명정대한 분이셨다. 두 달 전에 뵀는데 거동이 불편해서 집 안에서도 지팡이를 짚을 정도였지만 판단력이 정확해 세계 정세에 대해 잘 아셨다"고 했다.

이날 빈소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조화와 조기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황교안 전 국무총리, 정운찬 전 국무총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도 조기와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경재계 인사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텔레콤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이 조기와 조화를 보내 추모의 뜻을 밝혔다.

고인은 1928년 강원도 강릉시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상과대학을 졸업했다. 육군사관학교 교관 등으로 복무했던 고인은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교수와 경제관료로 재직했고 민선 초대 서울시장에 당선되기도 했다.

재보궐 선거에서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여의도에 발을 디뎠던 고인은 민주당과 한나라당 총재를 역임하기도 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민주국민당 대표로 선거를 진두지휘했지만 참패한 뒤 정계를 떠났다. 고인은 최근까지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로 있었고 '조순학파'로 불릴 정도로 수많은 제자를 양성했다.

고인은 이날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노환으로 약 2주 전부터 서울아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언은 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발인은 25일 오전 7시20분, 장지는 강원도 강릉의 선산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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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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