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이준석 더 길어진 외로운 사투
경찰 수사 상황과 당 안팎 여론 지켜본 뒤 '다시 한번' 징계 여부 늦출 수도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성상납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이 제기된 이준석 당 대표의 징계 심의를 7월 7일로 미루자 이 대표는 23일 "징계 때문에 이름이 계속 오르내리는 이건 기우제식 징계냐, 뭐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거냐"고 발끈했다.
징계 결정을 미룬 배경에는 당 안팎의 후폭풍을 고려한 '잠시 숨고르기'로 볼 수 있지만, 사실상 이 대표를 징계하기 위한 수순에 돌입한 것이란 관측이 당내에서 적지 않다. '사면초가'에 몰린 이 대표의 '외로운 사투'는 더욱 극에 달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에서 자신에 대한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은 전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 아니다"라며 "김철근 정무실장이 이미 두 달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김 실장에게 어떤 혐의점이 나왔다면 그 법적 책임을 묻고 저를 부르겠지만, 그런 절차가 진행이 안 된다. 결국엔 경찰도 전혀 그렇게 진행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 상납이 있다는 것이 인정돼야 그 증거를 인멸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걸 인멸했어야 인멸한 사람을 교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당황스러운 건 증거인멸 교사가 먼저 저에게 개시됐다"며 "윤리위가 저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한 뒤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는데 순서부터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도 지금 전혀 진행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서 윤리위가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최초 의혹을 제기했던 유튜브 채널을 겨냥한 듯 "유튜브에서 '이때 이랬더라' '무슨 녹취록에 이런 말을 했더라' '저한테 해명하라'고 한다"며 "그 방송에서 보도한 모든 녹취록은 다 편집된 녹취록"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 대표가 본인과 김 실장에 대해 적극 해명하며 징계 가능성을 일축하는 상황에서 윤리위가 두 사람에게 어떤 수위의 징계 결정을 내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성 상납 의혹 제보자 장모 씨를 만나 '7억원 투자 각서'를 써주며 성 상납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 실장의 경우 최대 '제명' 또는 '탈당 권고' 등의 중징계 결정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이 경우 이 대표에 대해서도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 결정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가 이를 김 실장에게 직접 지시했는지가 쟁점으로, 이 대표는 "여기에 대해 알지도 못했다"고 부인하고 있어 윤리위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주목된다.
당초 이양희 윤리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윤리위원들 사이에서는 당리당략적 고려 사항을 떠나서 당헌당규상 '원리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이 지난 주말 이 대표를 겨냥한 입장문을 내고 징계 심의에 단호한 입장을 피력한 게 일례로 꼽힌다.
다만 차기 당권구도와 맞물려 당 내홍이 확산될수록 윤리위의 부담도 높아질 수 있어, 윤리위가 경찰 수사 상황과 당 안팎의 여론을 지켜본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다시 한번' 결정을 늦추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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