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암흑기, 슈퍼리치는 그림에 돈 묻어둔다
금융시장 불안에 안전자산으로 그림 찾아
급등락 적고 블루칩 작가 상승 여력 높아
팬데믹 이전 호황으로 귀환 신호
스위스 대표 갤러리 하우저&워스는 유수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이 대형작품을 부스 중앙에 설치해 단숨에 팔았을 뿐만 아니라 아르메니아 출신 작가 아쉴 고르키의 1940년대 회화를 550만달러(72억원)에, 프랑스 화가 프란시스 피카비아의 1940년대초 그림을 400만달러(52억원)에 판매하는 등 14일 VIP 개막 첫날에만 매출 7500만달러(974억원) 이상을 올렸다.
주가와 코인 폭락으로 미술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한국과 달리, 아트바젤에선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와 경제 위기의 그림자를 느낄 수가 없었다. 올해 참가한 40개국 289개 갤러리들 대부분이 팬데믹 이전 수준 매출로 회복했다고 밝혔다. 여행 제한이 풀리면서 오랜만에 아트바젤을 찾은 '큰 손'들이 불안한 금융자산 대신 그림 투자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그림은 가격급등락이 크지 않은 장기 투자 대상으로 감상의 기쁨을 주는 가치 소비재다. 소장 이력이 분명한 거액 작품은 도난을 당해도 찾을 가능성이 높아 '벽에 걸어두는 금고'로 통한다.
독일 유명 갤러리 에스더 쉬퍼 관계자는 "작정하러 돈 쓰러 온 컬렉터들이 너무 많아 코로나19 이전 판매보다 좋았다. 우고 론디노네, 필립 파레노, 리암 길릭 등의 작품 30여점을 첫날에 판매했으며, 1982년생 작가 사이먼 후지와라 작품 구입 문의는 아트바젤이 끝난 후에도 계속될 것 같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미술 거장의 수작이나 신진 작가의 대표작 매입 경쟁이 뜨거웠다. 뉴욕, 런던, 파리, 홍콩 지점을 둔 데이비드 즈워너 갤러리 설립자 데이비드 즈워너는 "최고 작품을 손에 넣기 위해 그 어느 때마다 구매 결정이 빨랐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즈워너는 쿠바 출신 작가 펠렉스 곤잘레스 토레스의 조명 설치 작품을 1250만달러(162억원)에, 남아공 화가 마를렌 듀마 작품을 850만달러(110억원)에 팔았다.
뉴욕, 런던, 제네바, 홍콩, 서울 등에 지점을 둔 페이스 갤러리는 아트바젤 기간에 미국 액션페인팅 대가 조안 미첼 그림 'Bergerie'(1961~1962)를 1650만달러(215억원)에, 미국 거장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1987년작 'Rose Dam(Shiner)'을 120만달러(15억원)에 파는 등 30여점 판매를 완료했다. 유럽 명문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도 라우센버그의 1980년대 실크스크린 작품을 350만달러(45억원)에 팔았다.
국제갤러리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컬렉터들의 관심이 단색화에서 다양한 한국 미술로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처럼 기존 슈퍼 컬렉터 외에도 젊은 신진 컬렉터층이 늘고 있는게 확연히 보였다"고 말했다.
[바젤(스위스) =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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