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은 환율, 바닥 뚫린 증시
코스피는 또 연중 최저 2314.3
23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1300원을 넘어섰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려 강(强)달러 현상이 뚜렷해지는 것과 맞물려 원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 물가가 올라 무역 적자가 확대되고, 물가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게 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1301.8원에 마감했다. 나흘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 1300원을 넘은 것은 2009년 7월 13일(1315원) 이후 처음이다. 2020년 3월 코로나 사태 충격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렸던 당시에도 최고점이 1285.7원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최근 환율 상승은 급격한 편이다.
올 들어 원화 가치는 달러와 비교해 9.5% 하락했다. 최근 1년 사이로 보면 14.7%, 2020년 연말 이후 18개월 사이에는 19.8% 절하됐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까지 동원해 급격하게 올리면서 달러 가치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환율 급등 원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후퇴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팔면서 달러가 빠져나가는 것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이날 코스피는 1.22% 하락한 2314.32로 마감하면서 이틀 연속 연저점을 기록했다. 코스닥은 4.36% 급락해 연이틀 4%대 하락세가 이어졌다.
원화 값 하락이 진정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두드러지는 데다, 고물가를 저지하기 위해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어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위원은 “추세적으로 환율 상승세가 멈추려면 미국의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간다는 분명한 신호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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