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타는 코스닥.."손절매 악순환 지속"
"특정 악재 없지만, 개인 반대매매·실망매물"
국내 증시 차별적 급락 지속..수급악화 정점
"수급변수 완화시 기대..글로벌 악재 해소돼야"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코스닥 지수가 이틀 연속 4%대 폭락하면서 연저점을 재차 경신했다. 지수는 710선대로 붕괴되며 2020년 5월 수준으로 회귀했다. 전일 급락세에 이날 낙폭과대주 중심 기술적 반등이 있을 것이란 예상도 꺾였다.
증권사 리서치본부장 등 전문가들은 매수 주체가 약한 가운데 로스컷(손절매)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화 약세도 심화됐다. 국내 수급 악화 정점에 근접했다는 평이 나오지만, 당분간 뚜렷한 반등 조건을 찾기도 어렵다는 분위기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지수는 32.58포인트(4.36%) 내린 714.38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연저점을 연일 경신했다. 장 초반 1%대 급등했다가 이내 낙폭을 확대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갔다. 코스닥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72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20년 5월29일(713.68)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크게 무너졌다. 위메이드(112040)는 20%대 급락했다. 이날 시작한 신작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293490)도 7%대 하락했다. 특히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엘앤에프(066970)와 같은 2차전지 소재주가 9%대 하락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됐다는 평가다. 이에 이들 종목으로 구성된 일반전기전자, 디지털컨텐츠 섹터는 모두 7%대 급락 마감했다.
미국 증시가 경기둔화 우려로 하락한 가운데 개인 수급까지 흔들리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이날 코스닥에선 외국인 727억원 사들였고, 개인은 기관과 함께 642억원 팔아치웠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특정적인 큰 악재가 나온 상황이 아니지만, 시장이 계속 무너지다보니까 로스컷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수 주체가 약한 상황에서 개인 반대매매가 많아졌다. 많이 빠진 게 있으면 맞추서 종목을 메꾸고 덜 빠진 것을 파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월·분기·반기 말 리밸런싱에 따른 변동성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봤다. 이 리서치본부장은 “국내외에서 상반기가 끝나가면서 주식에서 채권으로 넘어가는 등 기간별 평가에 따라 의사결정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시기”라며 “6월이 지나야 관련 변동성이 수그러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증시는 글로벌에서도 유독 낙폭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약 13년 만에 장중 1300원을 돌파했다. 다만 국내 증시의 차별적 급락세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국내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최근 제한적인 상승폭을 보이고 있어 코스피·코스닥의 차별적 급락의 핵심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대적 급락세는 대외 변수보다 국내 변수 영향으로 봐야 하지만, 국내 펀더멘털·기업 실적 측면에서 그 원인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보다는 국내 수급 변수, 그 중에서도 신용 매매, 차액결제거래(CFD), 스탁론(주식신용거래대출) 등 반대매매와 이를 적극 활용하는 외국인 선물 매매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근 장 시작과 함께 외국인 선물 매도가 출회되고 개인 반대매매 매물과 기관 프로그램 매도가 맞물려 오전 장에는 급락, 오후 장에는 외국인 선물 환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흐름을 짚었다. 이로 인해 지수가 밀리고, 외국인 파생 수익이 극대화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오늘은 정반대의 상황이 이어졌다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선물 매수가 유입되고 있지만 개인 현선물 매도가 장중 코스피·코스닥 지수를 끌어내렸다”며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매매와 실망매물이 대거 출회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수급 악화 정점에 이르렀다고도 봤다. 이 연구원은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매매 출회로 시작된 국내 수급 아고하의 정점에 근접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국내 수급 변수를 소화한 이후엔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 리서치본부장은 “매크로(거시경제) 변수나, 글로벌 정책적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본격적인 반등 시점을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전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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