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모자라 교수님까지 사칭..보이스피싱 최신 행태
카톡 프로필 사진까지 도용
정갑영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회장(전 연세대 총장)은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한 보이스피싱 조직이 사칭 카톡을 통해 정 회장이 관련된 기업의 직원들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하는 형태로 돈을 요구한 것이다. 사칭범은 정 회장이 관련된 기관의 직원 A씨에게 "중국에 파견 나가신 교수에게 내일 중으로 위안화를 보내드려야 한다"며 "개인적으로 위안화 환전을 도와줄 수 있는 분을 찾고 있다"고 카톡으로 요청했다. 정 회장의 프로필 사진까지 도용한 그는 대표나 간부 이름, 연락처를 들먹이면서 피해자를 안심시키기도 했다. A씨는 이 같은 말에 속아 돈을 송금할 수밖에 없었다.
보이스피싱 중에는 정부·공공기관이나 유명인을 사칭하는 사례가 흔한 편이다. 저명인 사칭 사기는 저명인이 관련된 기업이나 단체에 연락해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며 송금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앞선 사례에서 정 회장은 수차례 경찰과 통화해 자신을 사칭한 계정을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경찰 측에선 피해 당사자가 아니라면서 신속한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정 회장에게 "공직자가 아닌 이상 개인의 명의와 사진 도용을 처벌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사회적으로 알려진 인사들을 대상으로 이런 형태의 피싱이 기승을 부리는데 아무 대책이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며 "개인 명의 도용과 관련된 문제가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가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저명인뿐만이 아니다. 20대도 속는다. 직장인 이 모씨(27)는 지난 4월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남성에게 300만원을 잃었다. 자신을 유학생이라고 소개한 남성은 이씨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다가 자신이 이전에 사용했던 데이팅 앱에 충전한 거액의 포인트가 곧 소멸되는데 여성만 환전할 수 있다며 대리 환전을 부탁했다. 양도 과정에서 신규 회원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환전포인트도 쌓아야 해서 수백만 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위해 이미 300만원가량을 송금한 이씨는 환전이 계속 이뤄지지 않고 돈을 더 요구하는 것에 수상함을 느끼고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A씨는 이미 잠적한 상태였다.
[한상헌 기자 /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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