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역할 놀이로 채우는 삶..연극 '아르쉬투룩 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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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구의 남자 신하가 화려한 귀족 부인으로 치장한 우스꽝스러운 모습에도 왕은 금세 싫증을 낸다.
45년 만에 돌아오는 연극 '아르쉬투룩 대왕'이 다음 달 1∼10일 대학로 소극장 공간아울에서 관객들을 찾아간다.
주호성은 23일 공간아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3년 동안 연극을 해왔지만 45년 전에 했던 이 연극 '아르쉬투룩 대왕'이 내 대표작 중 하나"라며 "언제나 이 작품을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45년이 지나서야 하게 됐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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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거구의 남자 신하가 화려한 귀족 부인으로 치장한 우스꽝스러운 모습에도 왕은 금세 싫증을 낸다. 신하가 옷을 갈아입고 신으로 등장하지만, 왕은 무엇이 불편한 지 역할 놀이에 집중하지 못하고 아이처럼 칭얼거린다.
45년 만에 돌아오는 연극 '아르쉬투룩 대왕'이 다음 달 1∼10일 대학로 소극장 공간아울에서 관객들을 찾아간다.
의미 없는 역할 놀이를 반복하는 왕과 신하의 모습을 통해 죽음을 기다리는 인생의 지루함과 고독, 그리고 무능력한 정치인에 대한 풍자까지 다층적으로 담아낸 부조리극이다.
45년 전 이 작품 초연 주연을 맡았던 배우 주호성이 이젠 70대 중반의 원로 배우가 되어 같은 역을 연기한다.
주호성은 23일 공간아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3년 동안 연극을 해왔지만 45년 전에 했던 이 연극 '아르쉬투룩 대왕'이 내 대표작 중 하나"라며 "언제나 이 작품을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45년이 지나서야 하게 됐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프랑스 극작가 로베르 뺑쥐의 1961년 작 '아르쉬투룩 대왕'은 주호성이 1976년에 대본을 접하고 직접 번역자 故 김의경 선생에게 연락해 이듬해 삼일로 창고극장에서 국내 초연을 주도한 작품이다.
당시 29세던 주호성이 늙은 왕 역할을 연기한 이 작품은 세 번의 연장 공연과 이듬해 앙코르 공연까지 열리며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 다시 돌아온 '아르쉬투룩 대왕'은 배우로도 출연한 심명섭이 각본 윤색을 맡아 대사와 연출 등을 현대적으로 재탄생시켰다.
주호성은 "오래전 작품이지만 지금의 관객에게 가지는 의미가 분명히 있다는 걸 작품 윤색 과정에서 느꼈다"며 "지금은 흔치 않은 부조리극의 형식이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오늘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걸 이해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장봉태 연출은 "갈수록 연극계에 다양성이 부족해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런 부조리극을 포함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대학로에서 더 많이 만나는 게 우리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반세기 넘는 세월을 연극 무대에서 보낸 원로 배우 주호성은 이날 간담회에서 아직 식지 않은 연극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주호성은 "국내 활동이 뜸하던 기간에도 중국에서 연극 기획 일을 하고 있었다"며 "코로나 기간에도 연극 8편의 연출과 연기에 참여하는 등 아직 맹렬히 연극을 하고 있다. 죽는 날까지 연극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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