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처' 배당주도 옥석가리기..월가 "은행보단 에너지기업 주목" [월가월부]

이종화 입력 2022. 6. 23. 17:24 수정 2022. 6. 28. 16: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P500 올해 22% 떨어질때
S&P500 고배당 6% 하락그쳐
대표 배당업종 은행·에너지
올해 수익률은 크게 엇갈려
은행주, 금리 인상에도 20% 뚝
경기침체 우려 커져 수익 감소
전쟁 수혜 본 에너지 32% 반등
원유·가스 투자 '엑손모빌' 유망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뉴욕증시에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긴축 정책, 경기 침체 우려 등 '3중고'에 빠지면서 어떤식으로든 방어에 집중해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22일(현지시간) S&P500 고배당 지수는 7762.22에 마감하며 올해 들어 약 5.88% 하락했다. 연초 대비 약 21.61% 떨어지며 약세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S&P500지수에 비하면 선방한 것이다. S&P500 고배당 지수는 유틸리티, 금융, 에너지 등 뉴욕증시 대표 고배당 업종 기업들을 추종한다.

악재가 가득하고 기대가 작은 약세장에선 결국 배당주를 통한 방어가 최선이라는게 월가의 조언이다. 씨티그룹은 최근 이와 같은 취지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씨티는 보고서에서 "긴축정책으로 인플레이션과 맞서 싸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지배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커진 현재 고배당주 등 주주 친화적 종목으로 방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증시에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대표적인 업종으로는 은행 등 금융과 에너지 관련주가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이들의 수익률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S&P500 은행 지수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19.39% 하락했지만 S&P500 에너지 지수는 32.40% 오르며 올해 최고의 업종으로 올라섰다. 주요 금융주들을 모은 상장지수펀드(ETF)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F)'의 수익률도 올해 -20.79%를 기록해 S&P500지수를 간신히 상회했다.

일반적으로 은행주는 금리 인상기에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가 먼저 상승하고 시간이 지난 뒤 예금금리가 올라 단기적으로 순이자마진(NIM)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상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으로 금리 인상 속도가 너무 빨라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대두되자 은행주의 수익률도 하락했다. 또 미국엔 투자은행(IB)사업 비중이 높은 종목(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등)이 많은데, 올해 들어 이들의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이 작년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단 은행주의 경우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평가)이 낮아진 점을 주목하기도 한다. 그만큼 투자 매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웰스파고는 최근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은 금융주로 뱅크오브아메리카(BAC), 시그니처뱅크(SBNY), 아메리칸익스프레스(AXP), 아치캐피털(ACGL),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APO) 등 5개 종목을 꼽았다. 시그니처뱅크는 뉴욕 소재 지방은행, 아치캐피털은 보험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자산운용사다.

5개 종목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대해 웰스파고는 "대형 은행주 중 금리 인상으로부터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다"며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금리 인상기에 대출 이익이 꾸준히 늘어나는 모습을 증명한 것도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씨티그룹 등 러시아 노출도가 높은 은행사와 달리 미국 소매금융 비중이 높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금융주와 달리 에너지 섹터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이 많다. 주요 에너지 기업을 모은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E)'는 최근 5일간 약 12.8% 조정받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선물 가격이 100달러대 초반까지 하락했고,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원유 수요도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됐기 때문이다. 단 조정 폭이 너무 컸고 에너지 기업들은 어려운 경기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대표적으로 데빈 맥더멋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최근 있었던 에너지 관련주의 조정 폭은 유가가 30달러 이상 급락할 때 나타나는 수준이지만 실제 유가는 10달러 조금 넘는 수준만 떨어졌다"며 "시장이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에너지주의 가격은 WTI가 63달러 수준까지 떨어져야 설명되는 수준"이라며 "최악을 가정해도 이 수준까지 유가가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는 엑손모빌(XOM), 코노코필립스(COP), 다이아몬드백에너지(FANG), 선코에너지(SU) 등을 톱픽으로 꼽았다.

크레디트스위스도 에너지 관련주 중 엑손모빌을 톱픽으로 꼽았다. 마나브 굽타 크레디트스위스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으로 인해 원유·천연가스 수요가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던 경쟁사와 달리 엑손모빌은 두 재화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꾸준히 투자해왔다"며 "남아메리카와 텍사스 지역 투자가 성공해 내년까지 약 100억달러의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블룸버그가 S&P500지수의 매년 상반기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에 기록한 21% 수준의 하락은 1970년 이후 최악이었다. 올해 상반기는 뉴욕증시가 약 52년 만에 경험하는 최악의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 해외 증시와 기업 분석 정보는 유튜브 '월가월부'에서 볼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으면 '월가월부'로 이동합니다.

[이종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