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원 뚫린 환율..경기침체·무역수지 적자·외국인 이탈 영향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0원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우려와 무역수지 적자가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한다. 국내 증시 부진에 따른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1301.8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은 것은 2009년 7월14일 이후 13년만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 원화가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와 국내 증시 양쪽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이 원화 약세에 기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번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5조729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요인에는 전체적인 달러 강세와 경기침체 우려도 있지만, 외국인이 이번달 들어 증시에서 어마어마하게 순매도하고 있는 수급적 요인도 있다”며 “불안한 증시에 환율도 불안해진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국내 증시는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상황이 좋지 않다”며 “무역수지에서 적자가 발생하고 있고, 국내 증시의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1~20일 무역수지는 76억42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154억6900만달러다. 올해 상반기 누적 무역적자 규모가 반기 기준 역대 최대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장화탁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물가와 경기 침체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환율 불안과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져 낙폭을 더 키우고 있다”며 “환율과 원자재 가격 안정이 시장 바닥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28.49포인트(1.22%) 떨어진 2314.32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32.58포인트(4.36%) 떨어진 714.38에 마감하며 연저점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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