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 후배' 이현중 운명의 날
2004년 하승진 이후 18년 만의 도전
외곽슛 강점이지만 미지명 전망 우세
"실패해도 계속 도전"
미국프로농구(NBA)에 도전장을 던진 이현중(22·데이비슨대)의 운명이 24일 결정된다. 이날 NBA 드래프트에서 이현중이 지명을 받으면 2004년 하승진(은퇴)에 이어 18년 만에 두 번째 한국인 NBA리거가 탄생한다.
이현중은 NBA 슈퍼스타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대학 후배로 201㎝의 큰 키에 정확한 3점슛이 강점이다. 현지 분위기로 볼 때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깜짝 지명을 배제할 수 없고, 한국인이 문을 두드린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2022 NBA 드래프트는 24일 오전 8시30분 미국 뉴욕의 바클레이센터에서 열린다. NBA 30개 팀은 드래프트를 통해 2라운드까지 두 번씩 지명해 2명의 선수를 뽑는데, 이번엔 마이애미 히트와 밀워키 벅스가 자유계약선수(FA) 협상 사전 접촉에 따른 2라운드 지명권을 박탈당해 총 58명이 선발된다.
대학 3학년을 마치고 드래프트를 신청한 이현중은 하승진 이후 명맥이 끊긴 코리안 NBA리거를 꿈꾼다. 한국 농구 역대 최장신 센터인 하승진(221㎝)은 2004년 2라운드 전체 46순위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아시아 선수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채 두 시즌만 뛰고 한국프로농구로 유턴했다.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 성정아씨의 아들인 이현중은 삼일상고를 거쳐 미국 데이비슨대에 진학해 NBA 진출 꿈을 키웠다. 커리의 모교에서 외곽 공격을 책임지며 2021~22시즌 평균 15.8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점슛 성공률은 38.1%를 찍었다.
미국 대학농구에서 3년간 활약을 이어간 덕분에 이현중은 NBA 최고 스타 중 한 명인 루카 돈치치(댈러스 매버릭스)를 담당하는 현지 에이전시 ‘빌 더피 어소시에이츠(BDA)’와 계약하며 NBA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후 NBA 하부리그인 G리그 캠프와 각 구단의 워크아웃에도 참가했다. 워크아웃은 드래프트 지명권을 가진 구단이 관심 있는 선수들을 초청해 기량을 살피는 자리다.
이현중의 큰 키와 외곽슛 능력은 NBA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현지 전망도 나왔다. 일부 언론들은 이현중이 동료의 스크린을 이용해 3점슛을 터뜨리는 영상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2라운드 후반 지명 가능성도 점쳤다. 미국 NBC 댈러스 포트-워스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스가 2라운드 46순위로 뽑을 수 있는 6명 중 1명으로 이현중을 언급했다. 디트로이트가 지난 시즌 3점슛 성공률이 32.6%로 29위에 그쳐 외곽 보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다수의 유력 매체들은 이현중의 선발 가능성을 낮게 봤다. ESPN,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 등은 이현중을 60위권 밖으로 평가했다. 순발력과 스피드 등 신체 능력과 수비력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또 최근 전해진 부상 소식도 악재다. 이현중의 매니지먼트사인 A2G는 23일 “최근 NBA 구단과 워크아웃 도중 왼쪽 발등뼈와 인대를 다쳤다”고 밝혔다. 1차 진단에 따르면 수개월 동안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이다.
그러나 이번에 지명되지 못하더라도 이현중은 투웨이 계약(G리그와 NBA팀 동시 계약) 등의 방식으로 NBA 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투웨이 계약은 NBA 로스터 외에 별도 자리를 부여해 G리그와 NBA를 병행해서 뛸 수 있는 방식이다.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대표팀 선발 관련으로 이현중 측과 대화를 나눈 대표팀 관계자는 “지명을 못 받더라도 하부리그에서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선수 의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현중도 앞서 NBA 도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식화하며 “NBA에서 뛰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장애물이 있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 보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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