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00원 둑 무너졌다..원자재 수입 부담에 산업계 '비상등'

우경희 기자, 심재현 기자, 이태성 기자 2022. 6. 2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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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2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서 22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는 64억2000만달러(약 7조8356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이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인근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2.4.8/뉴스1


원/달러 환율 1300원 둑이 무너지면서 산업계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원자재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에서 환율마저 불안하다. 달러로 원료를 사오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수입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수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수출업종들도 심상찮은 원자재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보다 4.5원 오른 1301.8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1300원을 상회한 것은 13년여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에 유리하다는게 상식이지만 문제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원자재가격 고공행진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여기에 환율까지 오르면 원화로 환산된 수입비용 부담은 커진다. 다만 환헤지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다는건 다행스러운 지점이다.

철강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원료인 철광석을 달러로 사오는데다 생산된 철강제품을 국내 거래선에 공급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헤지 등 여러 수단을 도입하고 있는 만큼 충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하반기부터 수출이 줄어들고 내수판매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환율 변동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도 적잖은 여파가 예상된다. 우선 항공유를 달러로 사온다. 제조업과 달리 항공기를 사오는 과정에서 달러 부채가 늘 존재할 수밖에 없다. 환율이 올라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회사 실적에는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경우 외화부채를 약 41억달러(5조3000억원) 정도로 보는데 환율이 10원 변동할 때마다 40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며 "지금처럼 환율이 급등하면 원화고정금리 차입이나 통화/이자율 스왑 계약을 통해 잉여통화 차입비중이나 고정금리 비중을 늘리는데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료를 달러로 수입하지만 생산된 제품도 수출하는 기업들은 상황이 좀 낫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원유를 도입하는 외화부채가 있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당기순이익단에 반영되는 외화환산 관련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환헤지 정책을 쓰고 있는데다 원유를 수입하고 석유제품을 수출하는 '내추럴 헤지' 효과도 있어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도 일단은 헤지 안전판에 대한 신뢰가 있다. 그럼에도 환율상승이 장기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긴장감이 읽힌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이 장기적으로 이런 움직임을 보일 경우 철광석 등 원자재 수입 가격도 더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각종 자재대금의 인상효과를 불러와 실적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달러로 대금을 받는 특성 상 환율 상승은 매출과 실적에 좋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IT·가전업계는 환율 여파에 대해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통상적으로는 호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원화환율 변동이 우리 경제 및 제조업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업종의 경우 환율이 10% 상승할 때 매출은 4.7% 증가, 영업이익률이 2.5% 오른다.

그러나 변수는 역시 원자재값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의 경우 대표적인 수출업종인 만큼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으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세를 감안하면 이익 증가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수출사업인 완성차 산업은 환율이 오르면 매출이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원자재값 상승은 부담이다. 완성차업체들은 버틸만 하지만 부품업계가 힘들어진다. 충격을 크게 받으면 산업 자체가 망가질 수 있다.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부품업체들의 부담이 커질 경우 완성차업체들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며 "곧바로 영향이 오진 않겠지만 가능성이 있어 관심있게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예전엔 환율이 10원 오르면 자동차 업계 매출이 4200억원 오른다든지 이런 분석이 있었는데 이는 모든 대금을 달러로 받는다는 단순 가정하에 계산한 것"이라며 "이제는 어떤 산업이든 환헤지를 하고 있으며, 환율에 따른 영향이 복합적일 수 있어 상황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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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심재현 기자 urme@mt.co.kr,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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