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곡물 수출 방해한 적 없다더니..러, 우크라 곡물 터미널 폭격

정원식 기자 2022. 6. 2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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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소방관들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로스토프주 노보샤흐틴스크 정유공장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차단으로 아프리카와 중동의 식량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러시아가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미콜라이우의 곡물 터미널 등을 공격했다.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센케비치 미콜라이우 시장은 이날 오후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미콜라이우를 공격해 최소한 한 명이 숨지고 세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센케비치 시장은 연료와 윤활유 등을 보관하던 민간기업 두 곳이 미사일에 맞았고 해바라기유를 보관했던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비탈리 킴 미콜라이우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미사일 7발을 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캐나다 농업기업 바이테라와 미국 곡물거래 기업 번지가 각기 소유한 미콜라이우의 곡물 수출 터미널 두 곳이 러시아군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바이테라는 미콜라이우의 자사 곡물 터미널이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으며 한 명이 화상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번지는 미콜라이우의 자사 곡물 터미널이 공격을 받았으나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폐쇄된 상태여서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번지의 곡물 터미널이 공격을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농부와 곡물 중개인들이 루마니아 콘스탄차항으로 곡물을 운송할 때 사용하는 다리를 반복적으로 공격하고 해바라기유 가공 공장과 다른 곡물 터미널들도 공격했다고 WSJ는 전했다.

러시아의 공격은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의 것으로 추정되는 드론이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로스토프주의 노보샤흐틴스크 정유공장과 충돌해 화재가 발생한 뒤 이뤄졌다. 노보샤흐틴스크 정유공장은 이날 오전 9시쯤과 9시40분쯤 두 차례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을 방해하고 있다는 서방의 주장을 일축해왔으나 이번 공격으로 식량 공급을 무기화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러시아군이 흑해를 봉쇄하면서 현재 우크라이나 곡물 1800만t의 발이 묶여 있다. 유엔이 우크라이나, 러시아, 터키와 합의를 중재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앞서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지난 20일 EU 외교장관 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봉쇄를 두고 전쟁범죄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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