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리 OK" 미국에 퍼부은 시·푸틴..'거대 조직' 브릭스 키우나

브라질·러·인도·중국·남아공 5개국 '브릭스 정상회의' 23~24일 진행.. 푸틴 "브릭스 국제결제망 구축 중" 신흥국도 초대 새 세계질서 추구해

[베이징=AP/뉴시스] 4일 동계올림픽 참석차 베이징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나 기념촬영 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 02. 04

중국과 러시아가 주축이 된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5개국)' 정상회의가 23일부터 이틀간 화상으로 진행된다. 5개국은 인구만 30억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23~24일), G7 정상회의(26~2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29~30일) 등 서방국가들 중심의 국제 회담에 앞서 중국과 러시아 중심의 새로운 세계질서 확립에 대해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2일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한 미국과 서방의 경제제재를 강하게 질타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독자적 경제체제 구축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

시진핑, 우크라 전쟁에 '나토' 책임 물어…미국 '맹비판'

━

23일 블룸버그통신,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명시적으로 미국을 지목하지 않은 채 "국제사회는 세계 경제가 상호 배타적 지역으로 쪼개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세계가 어느 한 나라의 패권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영상으로 진행된 기조연설에서 "세계 금융시스템의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세계 경제를 정치화하고, 도구화하고, 무기화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뿐 아니라 스스로를 다치게 하고, 전 세계 사람들을 고통받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베이징에서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비즈니스 포럼 개막식 화상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은 세계 평화를 강조하고 서방의 대러 제재를 비판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원인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장에 있다는 태도를 거듭 밝혔다. 2022.06.23.

시 주석은 연설에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의 교훈을 기억하라고 촉구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있어 나토가 동진을 지속하고, 미국이 러시아를 적대시한 것에 책임이 있음을 시사했다.

시 주석은 "권력에 집착하며 군사동맹을 확장하고, 타인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자신의 안보를 추구하는 이들은 안보 난관에 빠질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서방의) 제재는 부메랑이자 양날의 검이라는 점이 다시 입증됐다"며 "역사의 흐름에 역행해 남의 길을 막아서려 하면 최종적으로는 자기의 길을 막게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번 행사에는 시 주석을 비롯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등 5개국 정상이 참석한다.

━

푸틴 "중국·인도 교역량 급증" 새로운 경제체제 구축 '자신감'

━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중국, 러시아를 비롯 브릭스 국가들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경제 협력체제를 마련할 수 있음을 역설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모든 문제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브릭스는 무역, 금융, 투자 분야에서 상호 이익 관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올들어 지난 3월까지 5개국과의 교역액은 38% 증가한 450억 달러(58조5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푸틴은 러시아와 다른 브릭스 국가간 협력이 확대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러시아에 인도 슈퍼마켓 체인을 개설하고, 러시아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와 장비, 기계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인도에 대한 러시아의 석유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의 러시아 원유 수입량은 전년 동월 대비 55% 증가해 사우디를 제치고 중국 1위 공급국으로 올라섰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은 시장 경제와 자유 무역, 사유재산의 불가침성에 대한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있으며, 동시에 정치적인 목적을 띤 제재를 끊임없이 도입하는 한편 경쟁국에 압력을 행사하는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방의 금융 제재에 맞서 브릭스 회원국 간 국제결제시스템 구축을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AFP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정상회의를 통해 미국과 유럽이 자신과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관측했다.

[뉴델리=AP/뉴시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중앙아시아 국가 정상들과의 화상 회담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인도 당국은 인도와 중앙아시아 5개국이 아프가니스탄 내 인권 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과 탈레반 정권 인정 문제를 다루기 위해 공동 실무단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2.01.28.

━

중·러 중심 세력 확장…신흥국들 초청 '주목'

━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 선언한 '무한 우호관계'에 기반한 세계질서의 비전을 더욱 확장하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23일 브릭스 정상회담에 이어 오는 24일 브릭스 국가들과 다른 신흥시장의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회담도 개최할 예정이다. 어떤 나라가 포함될지는 명시하지 않았으나, 이를 통해 브릭스에 가입하는 회원국이 늘어날지도 주목된다. 22일 기조연설에서 시 주석은 무역, 투자, 기술에 대한 장벽을 줄이고 신흥 경제국들과 개발도상국들에게 더 큰 기회를 주자며 서구 주도의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국은 태평양 제도 10개국과 무역, 안보협정을 체결하려고 시도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스크바=신화/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화상을 통해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로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지만 러시아의 브릭스 대상 무역 총액은 지난 3월까지 38% 증가했다"라고 전했다. 2022.06.23.

[관련기사]☞ "옥주현, 모든 걸 조율한 실세"…'엘리자벳' 캐스팅 뒷얘기 방송 재조명☞ 차지연, 안 하던 SNS 만든 이유가…'옥장판 논란' 때문?☞ 이혜영 "이하늬 결혼과 임신, 내 작품" 깜짝 고백…무슨 일?☞ 일라이, 돌연 '동거 거부'…당황한 지연수, 눈물 흘리며 설득☞ "번아웃 증후군 왔다" 고백한 기안84, 진단 결과는 '화병'

박진영 기자 jyp@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