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의 대재앙 치매, 다중기전의 치료제 개발 전망은
치매치료제 관련 글로벌 임상을 다수 수행하고 있는 미국 워싱턴의대 신경과 데이비드 그릴리 교수는 “치매의 발병 원인이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므로 치료제 또한 다중기전의 치료제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릴리 교수는 “치매는 아직 정확한 원인을 모르고, 다중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가설이 힘을 얻고 있다”면서 “베타아밀로이드 제거라는 단일 기전보다 뇌신경세포 회복을 위한 다양한 기전을 가진 치료제 개발이 최근 주목받고 이유”라고 밝혔다.
국내 바이오 기업인 아리바이오의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지금까지 치매 치료·예방과 관련한 60개의 주요 임상을 직접 수행해 온 대표적인 치매 임상의학자다.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aducanumab) 임상연구 전 과정에 참여했고, 릴리의 도나네맙(donanemab)의 초기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안전성, 내약성 및 효능 평가를 진행 중이다. 또한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인 아리바이오가 경구용 치매 치료제로 개발 중인 ‘AR1001’의 임상 2상·3상 시험 핵심 연구자로 참여하고 있다.
그릴리 교수는 “치매 원인 중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것이 뇌의 대사 산물인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축적”이라며 “이런 병의 기전 때문에 많은 글로벌 제약사에서 독성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 제거를 타깃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개발된 아두카누맙도 뇌의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작용 기전을 가지고 있다.
“치매가 그렇게 간단한 병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어요. 사망한 치매 환자를 분석해보니 14%만 오로지 알츠하이머병이 원인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알츠하이머병과 루이소체 치매, 알츠하이머병과 헌팅턴병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었어요. 원인 규명 자체를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약 개발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릴리 교수에 따르면, 최근 치매의 영상적 진단과 바이오 마커 진단 분야갸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치매 정의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원인이 복합적이고, 베타아밀로이드와 관련 없이 치매가 발병하는 경우도 많다.
아리바이오의 AR1001은 대표적인 다중기전 치료제를 표방한다. 신경세포 사멸억제(CREB Activation) 신경세포 시냅스 가소성 증가(Wnt Signaling Activation) 베타아밀로이드·타우 단백질 제거(Autophagy Activation) 3가지를 타깃으로 한다. 경증·중등증 치매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52주간 시행한 임상 2상 결과, 뇌혈류가 증가됐고 독성 단백질이 감소했다. 인지기능 개선 효과도 나타났다. 오는 7월 중에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 허가 신청을 미 FDA에 제출하고, 빠르면 12월 환자 투약에 들어갈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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