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포커스] 대관 업무 직접 한다는 가상자산 협의체.. 5대 거래소 입김 세진다

이정수 기자 2022. 6. 23. 14:5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대 거래소,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 DAXA 출범
사무국 마련해 대관 업무, 협회 운영 나설 듯
거래소 독자 노선 걸으며 가상자산 관련 협회 힘은 줄어들 듯

최근 국내 가상자산 5대 거래소들은 루나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공동 협의체를 개설했다. 이들 거래소는 협의체 내에 사무국을 개설해 대관 업무에도 나설 전망이다.

주요 거래소들이 뭉쳐 독자적으로 대관 업무에 나설 것으로 보이자 그동안 거래소들의 대관 업무를 보조해왔던 가상자산 관련 협회들의 힘은 상대적으로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제공

2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전날 ‘디지털 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igital Asset eXchange Alliance, DAXA)’를 출범하고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협의체의 초대 의장으로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선출됐으며 간사는 업비트가 맡기로 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공동 협의체를 구성한 이유는 지난 13일 열린 당정 간담회에서 나온 요구를 따르기 위해서다. 그동안 거래소들은 루나 사태 이후 투자자 보호에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고자 거래소들에게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투자자 보호 및 코인 상장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고, 거래소들은 그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DAXA를 구성했다.

거래소들은 DAXA를 사무국을 통해 운영할 계획이다. 아직 정식 출범 전이나 사무국은 5대 거래소의 대관 업무, 협의체 운영 등을 수행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루나 사태 이후로 정부 및 금융당국의 시선이 쏟아지자 거래소들은 대관 업무 강화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며 “그동안 거래소들은 각각 대관 업무를 진행해왔으나, 이번 협의체를 통해 어느 정도는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가상자산 업계에서 가장 덩치가 큰 5대 거래소들이 함께 뭉치기로 하면서 상대적으로 가상자산 관련 협회들의 입지는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그중 가장 규모가 큰 블록체인협회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봤다.

현재 블록체인협회엔 5대 거래소 모두가 회원으로 참여 중인데, 이들 거래소가 빠지거나 할 경우 그 위상이 추락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거래소들은 가상자산 관련 협회에 불만이 많았다”며 “이번 협의체 구성을 통해 독자 노선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 자산기본법 제정과 코인 마켓 투자자보호 대책 긴급 당정 간담회'에서 이석우 업비트 대표(맨 오른쪽), 허백영 빗썸 당시 대표, 오세진 코빗 대표 등 참석자들이 성일종 정책위의장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1

거래소들은 그동안 블록체인협회에 큰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그동안 그들을 대변해 주는 역할을 맡아왔으나, 회원사들인 거래소들이 느끼기엔 협회의 노력이 불충분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9월 거래소 심사 문제가 있었을 때 거래소들의 고충을 협회에 전달했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라며 “최근 루나 사태 때도 거래소들이 궁지에 몰렸을 때, 속 시원하게 느껴질 만큼의 입장문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 역시 비슷한 의견을 표했다. 그는 “거래소들과 협회의 사이가 안 좋은 것은 업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며 “루나 등 여러 사건 등을 겪으며 거래소들은 대관에 대해선 협회가 아닌 각자 노선을 택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한 거래소 대표가 다른 임원들에게 ‘우리끼리 협회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는 소문도 돌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협의체 출범으로 블록체인협회에서 몇몇 거래소가 탈퇴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협회에 가입하면 연간 회원비 등을 내야 하는데, 이 금액이 부담된다는 이유에서다.

한 관계자는 “협회에 가입한 이유가 대관 업무 등을 함께 진행하기 위한 이유가 큰데, 이번 협의체 출범으로 인해 그 목적은 힘을 잃게 됐다”며 “아무래도 협회는 거래소 외에 다른 회원사들도 있으니 이들 신경도 써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거래소들이 가장 규모가 큰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거래소들이 뭉쳐 대관을 진행한다면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