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연비처럼.. 전기차도 전비 등급 도입한다
앞으로 전기차에 전비(電費) 등급이 표시된다. 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 등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은 자율적으로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추진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에너지 위원회를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고, ‘시장원리 기반 에너지 수요효율화 종합대책’과 ‘새정부 에너지 정책방향’ 2개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에너지 수요 효율화는 고유가 등 에너지 위기와 탄소 중립 대응에서 매우 강력한 수단”이라며 오는 2027년까지 국가 에너지 효율을 25% 개선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보다 1.7배 이상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에너지 효율은 OECD 37개국 중 33위에 그치고 있다”며 “에너지 절약 등을 포함한 효율화 로드맵과 관련 정책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에는 전기차 전비 등급제가 도입된다. 전비는 내연기관차에서 쓰는 연비의 개념을 전기로 대신한 것이다. 연비는 L당 주행거리(㎞)를 나타내지만, 전비는 1kWh당 주행거리(㎞)로 표시된다. 2015년 kWh당 5.9km에서 지난해 4.3km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현행 단순 표시제를 넘어 다섯 단계 등급제로 개편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수송용 에너지의 21%를 차지하는 3.5t 이상 승합·화물차에도 연비표시나 등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허정수 산업부 과장은 “올해 안에 관련 고시를 제정하고, 용역 결과를 받아 이르면 내년 중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에너지 소비의 62%를 차지하는 산업부문에서는 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 등 에너지 다소비 기업과 함께 에너지 효율화에 나선다. 산업부는 “산업부문 에너지 소비의 63%를 차지하는 30개 기업 39개 사업장과 자발적 협약을 맺을 방침”이라며 “3분기부터 대상 기업들과 협약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빅2를 비롯해 자동차·철강·석유화학·시멘트·정유 등 주요 6개 업종에서 연간 20만 TOE(석유환산톤·석유 1t이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 이상 사용하는 기업이 대상이다. 산업부는 이들 기업과 이른바 ‘KEEP 30′이라는 동반관계를 구축하고 중장기 비전과 목표에 대한 세부이행계획 등을 받고, K-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증과 R&D(연구개발) 융자 등의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5년간 에너지 770만TOE와 이산화탄소 2000만t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밖에 에너지 캐시백 사업을 올 7월 전국으로 확대하고, 디지털 수요관리 체계도 정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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