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연구진, 구리 품은 '항균 반창고' 개발했다

이정호 기자 2022. 6. 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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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공동 연구진이 만든 항균 패치가 사용자의 손가락에 부착돼 있다. 패치에는 구리 성분이 함유돼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한국과 일본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항균 패치를 연구자가 들어 보이고 있다. 손가락 끝보다 더 넓은 피부를 덮을 수 있도록 크게 만들 수도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한국과 일본 과학자들이 구성한 공동 연구진이 손을 통한 감염을 예방하면서도 피부의 촉감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반창고 형태의 항균 패치를 개발했다. 손 소독제와 일회용 장갑 위주의 감염 예방 대책을 뛰어넘는 새로운 기술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권오석 박사팀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김재준 박사, 일본 도쿄대 전자공학과 타카오 소메야 교수팀과 함께 세계 최초로 ‘피부 일체형 항균 나노메시 패치’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실렸다.

인류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와 함께 주로 손 소독제나 일회용 장갑을 사용하고 있다. 바이러스의 주된 확산 경로가 감염자의 입에서 나오는 침방울이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섞인 침방울이 묻은 문고리나 책상 등을 만진 뒤 이를 코나 입에 갖다대면 감염이 되는데, 이 경로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알코올을 주로 사용하는 손 소독제는 바이러스를 죽이긴 하지만 효과가 일시적이다. 바이러스에 다시 노출되면 손은 다시 오염된다. 일회용 장갑은 교체없이 오래 끼고 있을 경우 감염 예방 효과가 뚝 떨어진다. 게다가 장갑 안 쪽에 땀이 차고 피부 감각도 떨어뜨린다.

연구진은 완전히 다른 개념의 감염 방지 기술을 만들었다. 이미 항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된 구리를 얇은 ‘신축성 고분자’ 나노섬유에 바른 뒤 이 섬유가 피부에 잘 달라 붙도록 테이프 기능을 하는 접착성 고분자를 덧붙였다. 항균 효과가 있는 반창고를 만든 셈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통해 대장균은 1분 뒤,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는 10분 뒤에 99.999%가 소멸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마스크나 의류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시제품은 손가락 지문을 덮을 정도로 작지만, 더 크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권오석 박사는 “향후 코팅된 구리가 잦은 사용에도 떨어지지 않고 오래 지속되도록 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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