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내가 던진다' 오타니, 8타점 패배를 8이닝 13K 무실점으로 지웠다[스한 이슈人]

허행운 기자 2022. 6. 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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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하루 전 경기에서 3점 홈런 2개를 포함해 무려 8타점을 쓸어담았다. 그런데 팀이 졌다. 마운드에 오른 7명 중 5명이나 실점을 쏟아냈다.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의 마음은 어땠을까. 누구보다 답답했을 그는 다음날 직접 마운드에 올라 눈부신 호투를 보여줬다.

ⓒAFPBBNews = News1

오타니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0시 49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투수 겸 2번 타자로 나서 마운드에서 8이닝 108구 2피안타 1볼넷 13탈삼진 무실점, 타석에선 3타수 1안타 2볼넷 2삼진을 기록해 팀의 5-0 승리를 견인했다.

그야말로 만점짜리 피칭이었다. 오타니는 1회초 상대 테이블세터진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캔자스시티 타자들은 좀처럼 1루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오타니는 1회 무사 1,2루 바비 위트 주니어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을 시작으로 5회초까지 15타자를 연속으로 범타처리했다.

팀이 데이비드 맥키넌의 1타점 희생플라이로 1-0으로 앞선 6회초, 오타니는 첫 타자 니키 로페즈까지 뜬공 처리해 총 16타자를 연속으로 잡아냈다. 하지만 위트 메리필드에게 볼넷을 내주며 오랜만에 1루를 허용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날의 오타니는 난공불락이었다. 이어진 앤드류 베닌텐디에게 2루 땅볼을 유도해 더블플레이를 만들어 또 한 번 세 타자로 이닝을 마쳤다.

오타니는 이어진 7회초도 탈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에 성공했다. 그러자 7회말 팀 타선이 2점을 더해 리드가 3-0으로 벌어졌다. 7회까지 96구를 뿌린 오타니는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곤 또다시 땅볼-땅볼을 유도한 이후 엠마누엘 리베라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자신의 한 경기 커리어하이인 13탈삼진을 기록해냈다.

오타니의 소위 '미친 호투'에 에인절스 타선이 화답했다. 8회말 앤드류 벨라스케스, 테일러 와드가 각 1타점을 더해 5-0으로 쐐기를 박아 팀의 깔끔한 승리를 완성시켰다.

ⓒAFPBBNews = News1

전날 혈투를 펼쳤던 두 팀이다. 양 팀은 도합 24개의 안타를 주고 받는 화끈한 타격전을 펼쳤다. 홈런도 6개나 나왔다. 그리고 양 팀 합쳐 가장 빛났던 것은 단연 오타니였다. 오타니는 총 6번 타석에 들어서서 4타수 3안타(2홈런) 8타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다. 2개의 스리런포에 2개의 희생플라이를 합쳐 팀이 낸 11점 중 무려 8점을 책임진 오타니였다. 홈런의 영양가도 매우 높았다. 1-6으로 뒤진 6회말 추격의 3점, 7-10으로 뒤진 9회말 동점을 맞춘 3점 모두 오타니의 손에서 나왔다.

하지만 팀은 연장 접전 끝에 11-12로 졌다. 에인절스의 투수진이 좀처럼 버텨주질 못했다. 선발투수 리드 데트머스(5이닝 5실점)을 시작으로 앤드류 완츠(2실점)-아치 브래들리-애런 루프(1실점)-지미 허겟(2실점)-레이셀 이글레시아스-호세 키하다(2실점)까지 총 7명의 투수 중 무실점은 단 2명에 불과했다.

한 경기 8타점을 올린 것은 에인절스 구단 역사상 7번째 진기록에 해당한다. 당연히 오타니의 커리어하이 타점 기록이며 아시아 메이저리거 야수 중에서도 최고 기록이다. 그런데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래고 말았다. 너무나 아쉬울 수밖에 없던 오타니였다.

그러나 오타니는 그 아쉬움을 제 손으로 풀 수 있는 힘을 가진 선수였다. 바로 다음날인 이날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피칭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한 경기 커리어하이 13탈삼진은 덤이었다. 빛나는 호투와 함께 오타니의 평균자책점은 2점대로 진입해 2.90으로 떨어졌다. 그가 내지르는 포효에 모두가 탄성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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