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수기공모-장려상] 우연으로 시작된 가족의 탄생

파이낸셜뉴스 2022. 6. 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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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어느 날, 신랑과 함께 지인의 집에 곧 입양을 시작하는 아기 울프독들을 보러 갔다.

아직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걸음도 서툰 아기 강아지들이 다들 얼마나 예쁘던지.

아이를 데리고 두 시간을 달려 집에 도착한 나는 사료를 전부 믹서기에 갈아서 죽처럼 만들어 약과 함께 급여했다.

집에 이미 키우고 있는 반려견인 울프독 베니와는 따로 격리하며 낮밤으로 아이를 돌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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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수기공모-장려상] 우연으
[반려동물 수기공모-장려상] 우연으
[반려동물 수기공모-장려상] 우연으
2022년 1월 어느 날, 신랑과 함께 지인의 집에 곧 입양을 시작하는 아기 울프독들을 보러 갔다.

아직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걸음도 서툰 아기 강아지들이 다들 얼마나 예쁘던지. 정말이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몽글몽글한 감정이 가슴 속에 차올랐다.

다른 강아지들은 서로 물고 쫓아다니며 신나게 뛰어 놀고 있는데 유독 한 마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소파 밑에서 나오지도 않고 잠만 자길래 "아직 어려서 잠이 많은가"하며 계속 신경이 쓰였다.

시간이 지나고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해서 자고 있는 아이를 쇼파 밑에서 끄집어냈다. 아이는 입안에 피가 조금 나고 있었다. 동배 아이들과 놀다가 자기 혀를 깨물었는데 송곳처럼 뾰족한 유치가 많이 날카로웠는지 조금 찢어진 것 같았다.

결국 아이는 그날 급하게 수술을 했다. 수술 후 도착한 아이는 힘이 없었고 회복을 위해 다른 아이들과 격리와 집중케어가 필요하다는 수의사의 의견을 전해들었다. 이미 한 마리의 반려견을 기르고 있음에도 선뜻 일주일간 임시보호를 하겠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왔다.

아이를 데리고 두 시간을 달려 집에 도착한 나는 사료를 전부 믹서기에 갈아서 죽처럼 만들어 약과 함께 급여했다. 집에 이미 키우고 있는 반려견인 울프독 베니와는 따로 격리하며 낮밤으로 아이를 돌봤다.

동배들과 떨어져 불안하고 아플텐데 밝고 씩씩하게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이 너무 기특하고 예뻤다.

잠시 임시보호를 하는 아이니 정을 주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했지만 사람 마음이 그렇게 쉽게 되지 않았다.

특히 베니와 너무 잘 지내는 모습에 계속 고민이 깊어졌다. 이 아이를 둘째로 데려와서 잘 키울 수 있을까? 한 생명을 책임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인내, 책임감이 뒤따른다는 것을 잘 알기에 걱정과 고민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난 이미 아이에게 ‘마루’라는 예쁜 이름을 지어줬다. 신랑과 지속적인 대화를 하다 결국 우리는 마루를 책임지기로 결심했다.

마루는 우리의 마음을 알아주는 듯 일주일만에 혀의 상처가 깨끗하게 잘 아물었다. 기존 견주님에게 마루 입양 결정을 말씀드렸고 그렇게 우리는 헤어지지 않고 가족이 되었다.

마루가 우리집에 온지 벌써 6개월이나 됐다. 사고도 많이 치고 사랑도 듬뿍 받으며 우리와 잘 지내고 있다. 생각해보면 사람들도 인연이란 게 있듯이 동물들과도 인연이 존재하는 것 같다.

내가 그날 그곳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날 마루가 다치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지금 이렇게 같이 있을 수 있었을까?
예상치 못한 상황이 있었지만 그 상황은 우리를 이어준 인연의 끈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처음부터 마루는 우리와 가족이 될 인연이 아니었을까?
"마루야, 우리에게 와줘서 너무 고마워. 앞으로 더욱 건강하고 오래 같이 살자. 사랑해~"

정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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