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육상, 세계선수권대회 첫 우승 노린다 [이종세 칼럼]

이종세 2022. 6. 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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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점퍼’ 높이뛰기 우상혁에게 기대
올해 기록 세계 2위…1위 러시아 선수는 불참
최근 국내외 7개 대회 연속우승 행진
25일 결전지 미국 향발…육상계 들뜬 분위기

국내외 7개 대회 연속우승의 행진을 이어가는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한국육상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트랙 필드 분야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우상혁은 오는 7월 15일 미국 유진시 헤이워드 필드에서 개막하는 제18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 참가하기 위해 25일 현지로 떠난다.

우상혁은 올 시즌 남자 높이뛰기 실외경기 세계 2~4위 기록(2m33, 2m32, 2m30)과 실내경기 세계 1~3위 기록(2m36, 2m35, 2m34)을 보유, 세계선수권대회 첫 우승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지난 5월 세계육상연맹이 주관한 카타르 도하 다이아몬드 1차 리그에서 2m 33의 올 시즌 실외 남자 높이뛰기 세계 최고 기록을 세운 우상혁은 최근 올 세계 1위 자리를 일야 이바뉴크(러시아)에게 내줬다. 이바뉴크가 지난 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자국 실외경기에서 2m 34를 넘어 우상혁의 최고 기록을 1㎝ 경신했기 때문이다.

우상혁이 지난 2월6일(한국시간)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실내 투어 남자 높이뛰기 경기에서 2m36으로 한국 신기록을 세운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우상혁 뒤쪽 ‘3236’은 세 번째 도전에서 2m36을 넘었다는 의미다. 사진=대한육상연맹 제공
하지만 이바뉴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없어 우상혁은 이번 대회 출전 선수 가운데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1년 늦은 지난해 8월에 열렸던 2020 도쿄올림픽에서 우상혁을 제치고 공동 1위에 올랐던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과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는 올 최고 기록이 2m30에 머물고 있다. 올 시즌 실내경기 세계최고기록(2m36)도 보유한 우상혁이 이변이 없는 한 우승이 가능한 이유다.

우상혁 출현…육상 유망주들 크게 고무

사실 한국육상은 그동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의 ‘높은 벽’에 막혀 명함 한 번 제대로 내밀지 못했다. 2011년 당시 김범일 대구시장이 제13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대구에 유치했으나 한국은 트랙과 필드에서 모두 예선탈락이라는 불명예를 감수해야 했다. 다만 도로 경기인 남자 경보 20km에서 김현섭이 3위를 한 것이 유일하다. 그것도 당시 5위안에 든 3명의 선수가 도핑테스트 결과 양성 반응을 보여 2019년에야 뒤늦게 6위에서 3위로 ‘승격’해 동메달을 받았다. 그리고 1993년 제4회 세계대회(독일 슈투트가르트) 남자마라톤에서 김재룡이 4위를 했다. 트랙과 필드에서는 남자 높이뛰기의 이진택이 1999년 제7회 대회(스페인 세비야)에서 6위를 한 것이 세계선수권대회 최고 성적이다. 그동안 한국육상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밑바닥을 맴돌았던 것을 고려하면 우상혁의 출현은 매우 고무적이다. 우상혁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유망주들이 용기를 얻어 제2, 제3의 우상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우상혁, 지난달 도쿄올림픽 우승자 꺾고 우승

2007년 7월 11세 때인 대전중리초등학교 시절, 강원도 횡성에서 열렸던 2007 교보생명컵 전국초등학교 시도대항 육상경기대회에서 1m 45로 1위에 올랐던 우상혁은 2014년 제15회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2m 24로 동메달을 땄는데 그 장소가 바로 이번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미국 유진시의 헤이워드 필드다.

18세 때인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발탁된 우상혁은 2016년 제84회 오사카 국제육상선수권대회 금메달에 이어 2017년 제22회 아시아 육상선수권대회(인도)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우상혁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2m35로 24년 만에 한국 남자 높이뛰기 기록을 경신했으나 간발의 차로 4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우상혁은 올들어 더욱 원숙한 기량으로 자신의 기록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 지난 2월 5일 체코 후스토페체에서 열린 세계육상연맹 실내 투어 남자 높이뛰기에서 2m 36으로 한국 신기록을 세운 뒤 3월 20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선수권대회에서 2m 34를 뛰어 우승했다. 도쿄올림픽 공동 1위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과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가 모두 출전한 5월 13일의 세계육상연맹 카타르 도하 다이아몬드 1차 리그(실외경기)에서도 2m 33을 뛰어 1위를 차지했다. 바심과 탬베리는 올들어 최고 기록이 2m 30에 머물고 있다.

올들어 참가한 7개 대회(국제 4, 국내 3)에서 모두 우승한 우상혁은 "모든 게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다.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꼭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7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우상혁은 대회 20일 전 결전지 미국 유진에 도착, 소규모 대회에 참가해 현지 적응을 한 뒤 대회 첫날인 15일에 예선을, 18일에는 결선을 각각 치른다.

2019년 11월부터 우상혁을 지도하고 있는 김도균(44) 육상 국가대표 수직도약 코치는 “상혁이는 도전 의식이 강하고 기록이 잘 안 나와도 긍정적인 사고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선수다”고 말하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자라나는 유망주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우상혁 돈방석…지난 1년간 포상금 1억6000만 원

한편 대한육상경기연맹(회장 임대기)은 우상혁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1억 원, 준우승 5000만 원, 3위 30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우상혁은 지난 5월 도하 다이아몬드 1차 리그 우승으로 순금 30돈짜리 메달(시가 1000만 원)도 받았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한국기록 수립 등으로 8000만 원, 올들어 세계실내육상 우승과 자신의 한국기록 경신 등으로 7000만 원 등 지난 1년 사이 1억6000만 원 상당의 포상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세(용인대 객원교수·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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