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복장유물' 국보됐다
기사내용 요약
14세기 불상조각 양식 보여줘…"예술·역사적 가치 높아"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문화재청이 23일 고려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을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지정했다. 조선왕조 법전 '경국대전'과 정조의 한글편지, 천문도 일종인 '신구법천문도 병풍', '안중근의사 유묵' 등 조선~근대기에 이르는 전적·회화·서예작품 등 총 10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했다.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은?
고려 후기 불상조각 중 약합을 들고 있는 약사여래의 도상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온화하고 자비로운 표정, 비례감이 알맞은 신체, 섬세한 의복의 장식 표현 등 14세기 불상조각의 전형적인 양식을 보여주고 있어 이 시기 불상 중에서도 뛰어난 예술적 조형성을 지니고 있는 대표 작품이다.
조각 기법적 측면에서 장곡사 불상이 지닌 예술적 가치 외에 조성발원문은 역사·학술적 가치를 높여주는 자료로서 주목된다. 가로 10미터가 조금 넘는 긴 발원문에는 약 1117명에 달하는 시주자와 발원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는 고려 시대 단일 복장발원문으로서는 가장 많은 인명을 담고 있다.
발원문을 지은 승려 백운은 세계 최고(最古·가장 오래된 것) 의 금속활자본이자 '직지'로 잘 알려진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1377년)을 편찬한 백운경한(1298~1374)과 동일인물로 추정되고 있어, 그의 행적을 밝힐 수 있는 또다른 자료로서 의미가 깊다.
장곡사 불상 제작에는 왕전(후에 공민왕) 등 왕족을 비롯해 군부인·무관·일반 백성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몽골침탈기'라는 어려운 시대 상황 속에서 자신과 가족의 무병장수, 전쟁 중에 죽은 친족의 극락왕생을 발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명 중에는 공민왕의 몽고식 이름인 바얀테무르를 비롯해 금타이지·도르지 등 몽고식 이름이 눈에 띈다. 이는 역사 기록 속에서 찾을 수 없는 14세기 중엽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조선왕조 기틀 담은 법전 '경국대전' 보물 지정
'경국대전 권1~2'는 현존하는 경국대전 판본 중 가장 빠른 것으로, 1471년(성종) 신묘년에 간행된 '신묘대전'이다. 조선 초 금속활자인 초주갑인자로 인쇄한 권1~2의 '이전'과 '호전'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현존하는 경국대전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권1~2에 해당하는 전래본이 없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고 사료적 중요성이 크다. 이미 보물로 지정된 같은 신묘대전인 '경국대전 권3'을 보완해 준다는 점에서 법제사적 가치도 높다.
'경국대전 권1~3'과 '경국대전 권4~6'은 모두 1485년(성종 16) 완성된 소위 '을사대전'을 바탕으로 16세기에 간행된 초주갑인자혼입보자본이다. 권1~3의 '이전', '호전', '예전', 권4~6의 '병전', '형전', '공전'에 해당하는 부분으로서, 두 종이 합쳐 내용상 완질을 이룬다. '을사대전'의 판본으로 이보다 더 앞선 사례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희소성이 크다.
이번 '경국대전' 3종의 지정을 계기로 '신묘대전'의 또 다른 실체가 확인됐다. 이는 조선 법제사 연구의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된다. '을사대전'의 완질을 이룰 수 있는 자료들이 확인돼 향후 관련 연구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조선의 법제사와 금속활자 연구에 귀중한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매우 귀중한 문헌인 만큼, 보물로 지정해 연구하고 보존·관리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조선 시대 전적·회화, 조선~근대 서예작품도 보물 지정
'신·구법천문도'는 동양의 전통적인 천문도와 1740년(영조 16) 중국을 통해 조선에 전해진 서양의 새로운 천문도가 함께 그려진 것으로, 동서양의 천문 지식이 융합된 모습을 보여준다. 행성과 위성·별자리·은하의 위치와 형상을 통해 천문도를 모사하기 위해 활용된 당시 천문학·기하학·수학 등의 과학기술사적 특징과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보물 '정조 한글어찰첩'은 정조(1752~1800)가 원손시절부터 세손시절(1759년), 재위시절(1776~1800)에 걸쳐 외숙모 여흥민씨에게 한글로 쓴 편지 14통을 모은 어찰첩이다. 원손시절에 쓴 편지와 예찰(왕세자 시절 쓴 편지), 어찰(보위에 오른 후 쓴 편지)에 이르는 글씨 등 시기를 달리해 50여년에 이르는 정조의 한글서체 변화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편지는 대부분 계절인사와 외숙모의 안부와 건강을 묻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주로 조선정치사 측면에서 평가되어 온 정조에 대해 외가와 관련된 인간적인 면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정조 한글어찰첩'은 ▲국왕의 일생을 복원할 수 있는 편지를 모았다는 점 ▲왕이 쓴 한글 자료로서 글씨의 흔적과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학술자료라는 점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장첩의 형태가 지닌 예술적 가치 등을 고려할 때 조선왕실 문화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됐다.
안중근의사 유묵 5점도 이번 보물 지정 대상에 포함됐다. 이 유묵들은 안중근 의사(1879~1910)가 중국 여순감옥에서 순국하기 전인 1910년 3월에 쓴 것이다. 화면 왼쪽 아래 '경술삼월 여순감옥에서 대한국인 안중근이 쓰다(庚戌三月 於旅順獄中 大韓國人 安重根 書)'라는 문구와 안의사의 손도장이 있다.
안중근의사 유묵 5점은 일제강점기 대표적 독립운동가였던 안중근의사의 유묵이 가진 역사성과 상징성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며, 제작 시기가 분명해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
문화재청은 '청양 장곡사 금동약사여래좌상 및 복장유물', '경국대전' 등 11건에 대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소유자(관리자) 등과 협조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피로감 안겨 죄송"…선우은숙, 눈물 속 '동치미' 하차
- EXID 하니, '10세 연상' 정신의학과 전문의 양재웅과 결혼
- 김재중, 부모님께 '60억 단독주택' 선물…엘리베이터·사우나 갖춰
- 박수홍♥김다예 임신 초음파 결과…"조산 가능성 無"
- 이민우, 26억원 '사기 피해' 전말 첫 공개…"신화·가족으로 협박"
- 수지, 박보검과 초밀착 '훈훈' 투샷…설렘 폭발
- 신동엽, 송승헌 실체 폭로 "꼴 보기 싫다, 저질"
- '파산 선고' 홍록기, 오피스텔 이어 아파트도 경매…최고 19억
- 이상순 제주 카페, 2년 만에 문 닫았다
- 하니, 품절녀 되나…열살차 의사 양재웅과 결혼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