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 민주당 의원들, 경찰청에 입장 요구

최근 경찰 내 고위직인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경찰청에 명확한 입장 요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근 경찰 내 고위직인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경찰청에 명확한 입장 요구를 촉구하고 있다.

서영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박재호, 백혜련, 김민철, 임호선, 한병도, 이해식, 이형석, 양기대 등 행안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9명은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방문해 김창룡 경찰청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들은 최근 행정안전부 내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자문위)가 발표한 경찰 통제·지휘 강화 권고안과, 치안감 인사 명단이 발표된 지 두시간여 뒤 다른 인사안이 발표된 논란에 대해 김 청장의 입장을 묻는다.

백혜련 의원은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행안부 장관이 잘못한 건지 김 청장이 잘못한 건지 둘 중 하나는 절차를 위반한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경찰도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 기관에 덮어씌우기를 하려는 의도가 읽힌다"며 "행안위는 경찰청에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입장을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출신 임호선 의원은 "이상민 장관은 법적 근거 없이 치안정감 면접을 하더니 치안감 인사는 2시간 만에 번복해 경찰청장의 추천권이 사실상 무력화되는 인사참사를 벌였다"며 "그 전날 행안부 자문위에서 발표한 권고안에 대해 경찰이 (지휘부) 화상회의를 하는 등 반발을 우려한 건 아닌가라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꼬집었다.

서영교 위원장도 "이 장관이 자신의 직무 범위를 넘어서는 일을 하거나 법을 위반할 시 그에 대한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강력 경고한다"고 가세했다.

경찰청은 지난 21일 저녁 7시14분 무렵 유재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국장을 경찰청 국수본 수사국장으로 내정하는 등 치안감 28명에 대한 보직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불과 2시간 여만에 국수본 수사국장이 윤승영 충남경찰청 자치경찰부장으로 바뀌는 등 명단을 일부 수정해 발표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행안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가 행안부장관에 경찰에 대한 지휘·인사·징계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발표한 당일 벌어진 일이라 논란이 더 거셌다.

경찰이 권고안에 정면 반발하자 인사안을 뒤집는 방식으로 '불만을 내지 말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경찰은 "행안부 실무자의 실수로 최종안이 아닌 기존 검토되던 안 중 하나가 통보됐고 발표까지 이뤄진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윤석열 대통령은 이에 대해 "경찰에서 행정안전부로 자체적으로 추천한 인사를 그냥 공지를 해버린 것"이라며 "말이 안 되는 이야기고 어떻게 보면 국기문란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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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남 기자 mike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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