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프간 지진으로 집 2000채 파괴..사상자 늘어날 듯"

김유진 기자 2022. 6. 2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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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구조 난항..식량난 악화 우려도
아프가니스탄 파크티카주의 가얀에서 22일(현지시간) 지진으로 무너진 집 주변을 탈레반 당국과 구호 활동가들이 둘러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1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아프가니스탄 남동부 파크티카주의 강진 피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유엔이 전망했다.

라미즈 알라크바로브 유엔 인도주의 아프가니스탄 상주조정관은 22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거의 2000채의 주택이 파괴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알라크바로브 조정관은 “아프가니스탄의 평균적인 가족 규모가 최소 7∼8명이고 한 집에 여러 가족이 사는 경우도 있다”며 인명 피해가 현재까지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클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별도 성명에서 “비극적인 사상자 수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프간 당국은 전날 파크티카주에서 발생한 규모 5.9의 지진으로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아프간 당국과 유엔 산하기구 등이 지진 피해 현장에서 수색과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큰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알라크바로브 조정관은 “유엔은 잔해 밑에 깔린 사람들을 꺼낼 도구를 갖고 있지 않다”며 “이러한 작업은 대부분 사실상의 (탈레반) 당국에 의존해야 하지만 그들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많은 비와 강풍으로 현재 헬리콥터가 착륙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며 “이례적인 폭우와 추위를 고려할 때 재난 피해자들에게 비상 대피소를 제공하는 게 가장 시급한 우선순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크 부대변인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및 다수의 인도주의 단체들이 지진 피해가 발생한 파크티카주와 호스트주에 보건의료팀을 파견하고, 의약품, 의료장비 등도 보냈다. WHO는 파크티카주 바르말과 기얀에 비상의약품 100상자를 전달했고, 유니세프는 최소 12팀의 의료 인력을 기얀에 급파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이번 지진으로 인해 이미 1900만 명이 식량 불안정 상태에 놓인 아프가니스탄의 식량난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수년간의 분쟁과 경제적 고난, 굶주림으로 고생하는 아프가니스탄인들에게 애도를 보낸다”며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유엔 팀들이 총동원돼 현장에서 초기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도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애도를 표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미 국제개발처(USAID)와 다른 연방정부 파트너들에 지진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이들을 돕기 위한 미국의 대응 선택지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인도주의 파트너들과 접촉하고 있다면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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