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몰랐다"던 나성범 "나도 신수형처럼 되고 싶다"[SS 창간인터뷰②]

장강훈 2022. 6. 2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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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이립(而立)은 기성세대로 전환하는 시점이었다. 굳이 대과거를 쓴 이유는 21세기 들어 기준이 변했기 때문이다. 30대는 여전히 청춘이다. 꿈을 좇고 관록을 쌓는, 진정한 의미의 전성기다. 6년 150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대박을 터트리고 고향으로 돌아온 나성범(33·KIA)도 그렇다. 선수로, 가장으로 전성기에 접어든 나성범의 꿈과 이상을 스포츠서울 창간 37주년 특집 인터뷰에서 직접 들었다. -편집자 주-
KIA 나성범이 스포츠서울 창간 37주년 특집 인터뷰에서 축하 메시지를 담은 사진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나성범은 2012년 프로 입단(NC) 당시부터 ‘제2의 추신수’로 불렸다. 빅리그에서 탐낸 투수로서의 재능도 빼어났지만, 타자로 대성할 수 있다는 게 김경문 전 감독의 판단이었다. 투수로 빅리그에 진출해 야수로 전향, 메이저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로 성장한 추신수와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나성범은 깜짝 놀랄 말을 했다.

◇깜짝 발언 “추신수가 누군지 몰랐다”
NC에서 창단 첫 통합우승을 견인한 2020년. 나성범은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MLB행을 타진했다. 무릎 부상 여파로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메이저리거 나성범’은 썩 낯선 모습이 아니다. 한국인 빅리거 중 가장 성공한 추신수(40·SSG)와 결이 비슷해, 빅리그에서도 성공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실제로 나성범의 롤모델도 추신수다. 2014년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 텍사스로 이적한 추신수와 만나 현재까지도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데 나성범은 “어릴 때는 (추)신수 형을 잘 몰랐다”는 충격 발언(?)을 했다. 그는 “MLB 경기를 찾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선수인지 몰랐다. 보도를 통해 신수형과 비교를 많이 해서 호기심이 생겼다. 기사, 기록, 영상 순으로 찾아봤는데…. 그냥 신(神)적인 존재이더라. 금세 신수형 매력에 빠졌고 ‘나도 이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KIA 나성범이 스포츠서울 창간 37주년을 축하하며 손하트를 발사하고 있다. 광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나성범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추신수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7년간의 마이너리그 생활이다. 열악한 환경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빅리거로 자리를 잡아 올스타, FA 대박은 물론, 아시아선수 최초의 2연속시즌 20홈런 20도루 달성 등 숱한 기록을 남겼다. 성실함과 혹독한 자기단련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업적이라는 것을 나성범도 알고 있다. 그는 “애리조나 캠프에서 신수형을 처음 만났는데, 연예인 보는 것 같았다. 여러 조언을 해주셨는데 그때 신수형이 가장 많이한 얘기가 ‘열심히, 꾸준히’였다”고 밝혔다. 그의 꿈인 이유다.

◇대학진학은 끝 아냐, 포기하지 말자
이제는 나성범이 당시 추신수 또래가 됐다. 누군가에게 롤모델이자 연예인 같은 존재가 됐다. 심지어 김석환이나 임석진 등 KIA 젊은 선수들도 “나성범 선배가 롤 모델” “훈련하는 모습만 봐도 신기하다. 연예인 보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정작 자신은 “아무도 그런 얘기를 안하더라. 직접 얘기해주면 좋겠다”며 부끄러운 표정을 지었다.

팀 후배보다 더 어린, 아마추어 선수 중에도 나성범이 롤모델인 타자들이 있다. 더구나 나성범은 대졸로 프로에 입단해 성공한 모범 사례로 남아있다. 그는 “고교 선수보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것 같아 아쉽다”며 미디어의 관심을 호소했다. 그는 “스포츠서울에서 1면에 내 기사를 낸적이 있다. MLB 진출 이슈였는데, 부모님께서 신문을 사서 사진 찍어 보여주신 적이 있다. 기사가 난 뒤로 더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미디어 노출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때 배웠다”고 돌아봤다.
KIA 나성범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다. 대졸 신인으로 입단해 리그 최고의 타자로 성장한 그는 “대학 진학은 도약을 위한 준비기간”이라는 말로 후배들을 위로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열심히, 꾸준히” 같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조언은 없을까. 나성범은 “대학에 진학하면 선수생활이 끝난 것처럼 느끼는 선수들이 있다. 절대 이런 생각 안했으면 좋겠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운을 뗐다. 나성범은 자신의 선택으로 대학에 갔다. 그는 “고교 때는 ‘이 상태로 프로에 가면 얼마 못버티고 방출당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4년이라는 시간을 벌었기 때문에 나에 대한 믿음, 확신을 갖는 시간으로 보내자고 다짐했다. 웨이트트레이닝도 열심히하고, 경험을 쌓으면서 더 단단해지는 준비기간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간을 통해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대학생이 되면 성인이기도 해서 유혹도 물론 많다. 그래도 꿈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이겨내야 한다. 대학에 진학했다고 기죽을 필요 전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
<③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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