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향한 무한욕심' 광속 사이드암 정우영의 성장도 무한대[SS창간특집]

윤세호 입력 2022. 6. 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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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호] LG 투수 정우영이 지난 15일 잠실야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정우영(23)이 입단한 2019년부터 LG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느 팀 부럽지 않은 유망주 층을 갖추며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와 신구조화가 이뤄진다. 보다 주목할 부분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정우영은 1997년 이병규 코치 이후 22년 만에 LG 프랜차이즈에 신인왕을 가져왔다. 이후 매년 더 강렬한 활약을 펼치며 승승장구한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훈련한 흔적이 마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짧은 커리어 속에서 굵직하게 걸어온 과정과 최종 목표를 정우영에게 직접 들었다. 편집자주

시작부터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드래프트 당시에는 2라운드 지명이 너무 빠른 게 아니냐는 물음표가 붙었다. 사이드암 투수로서 성장 가능성은 보였는데 구속이 130㎞ 후반대에서 140㎞ 초반대에 불과했다. 그런데 막상 개봉해보니 ‘즉시전력감’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부상은 커녕 작게나마 이상이 있는 부위도 없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캠프 불펜피칭부터 코칭스태프와 구단 관계자들에게 미소를 선물했다. 첫 실전이었던 일본 오키나와 평가전에서 거포 최정을 압도했다. 개막 두 번째 경기만에 필승조에 합류했고 매시즌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야구를 향한 무한 욕심의 결과다. LG 김용일 수석 트레이닝 코치는 정우영을 두고 “어린 선수가 이렇게 야구에 몰두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 좋은 성적을 내고 연봉도 매년 오르는데 흔들림이 없다. 우영이는 절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는 선수”라며 “목표를 세우면 어떻게든 이를 달성하려 한다. 지난겨울 정말 힘든 과정을 거치며 몸무게를 늘리고 구속 향상을 이뤘다. 타고난 점도 좋지만 후천적인 노력 또한 대단하다”고 말했다.

지난겨울 정우영은 사투를 벌이듯 증량과 웨이트 트레이닝에 임했다. 몸무게를 10㎏ 가량 늘렸다. 근육으로만 5㎏를 더했고 유연함을 유지하면서 단단한 몸을 만들었다. 지난 2월 캠프 당시 정우영은 “2022시즌 목표는 평균구속 148㎞”라고 밝혔다. 덧붙여 “시즌 내내 건강하게 좋은 구위를 유지하고 싶었다. 투구 밸런스와 제구 또한 건강과 관련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몸부터 더 단단하고 건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용일 코치님과 목표를 설정했고 만족할 수 있는 비시즌을 보냈다”고 돌아봤다.

목표 초과 달성이 보인다. 지난주까지 정우영의 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1.7㎞다. 목표보다 3㎞ 이상 높다. 사이드암 투수로서 KBO리그 유일의 150㎞를 훌쩍 넘기는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하며 피안타율 0.204 평균자책점 1.59를 마크했다. 셋업맨으로서 15홀드를 올리며 이 부문 2위에 자리했다. 극강의 투심을 앞세워 무수히 많은 땅볼을 유도하는데 뜬공 대비 땅볼 비율이 6.38개에 달한다. 땅볼을 유도하는 만큼 병살타도 쉽게 만든다. 총 23번의 병살 찬스에서 8번의 병살타를 유도해 병살타 유도율 34.8%를 기록했다.

정우영은 “스트라이크를 넣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150, 151㎞가 나오고 승부를 봐야한다 싶어서 던지면 153, 154㎞가 나온다. 겨울을 힘들게 보낸 보람이 있는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이어 그는 “뜬공 대비 땅볼 비율을 자주 보면서 체크하고 있다. 다른 기록은 몰라도 이 기록은 오래 유지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며 “사이드암 투수로서 땅볼이 많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것 아닌가. 큰 장점이기도 하다.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기록을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창간호] LG 투수 정우영이 지난 15일 잠실야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마냥 순탄할 수는 없다. 상대팀 입장에서 정우영은 넘어서야 하는 대상이다. 공략법을 찾기 위해 집중분석한다. 정우영을 상대하는 팀들은 높은 병살타 유도율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도루를 시도한다. 투구 모션이 큰 사이드암 투수로서 피할 수 없는 과제와 직면한 정우영이다. 투심 패스트볼 또한 밀어치는 식으로 공략한다. 시즌 초반보다 도루 허용과 2·3루간으로 빠지는 안타가 늘었다.

하지만 이렇게 새로운 과제와 마주하는 게 익숙하다. 2년차에 변화구를 연마하다가 정확히 방향을 잡았고, 3년차에는 약점이었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을 낮췄다. 4년차인 지금 과제는 보다 예리한 슬라이더와 스트라이크존 상단 공략이다. 정우영은 “야구 선수들이 다 그렇겠지만 나 또한 실패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럴 때마다 이에 대한 해답을 고민하며 훈련한다”며 “아직 실전에서 사용할 정도는 아니지만 언젠가는 좌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슬라이더, 높게 형성되는 투심을 잘 던져보고 싶다. 캐치볼에서 늘 이 부분을 훈련하는데 훈련할 때 잘 되면 답을 찾았다는 생각에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웃었다.

실제로 정우영은 지난 16일 잠실 삼성전 8회 마지막 타자 송준석에게 스트라이크존 상단으로 향하는 151㎞ 투심을 던졌다. 송준석의 배트가 정우영의 치솟는 투심에 밀렸고 송준석은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또다른 진화의 예고편을 찍은 순간이었다. 정우영은 “도루를 허용에 대한 답도 찾고 있다. 나 때문에 (유)강남이형에게 너무 미안하다. 최대한 빨리 답을 찾아서 강남이형의 도루 저지율이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야구 욕심의 종착역은 최고가 되는 것이다. 정우영은 “모든 일에 욕심을 부리는 스타일은 절대 아니다. 단지 야구에 대해서는 내가 봐도 욕심이 좀 있는 것 같다. 내 직업이기도 하고 그만큼 야구가 좋다”며 “언젠가는 메이저리그(MLB)에 가는 큰 꿈을 품고 있다. MLB 타자들과 붙어보고 싶은 마음도 강하다. 그래서 WBC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WBC에서 오타니 쇼헤이,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애런 저지 등 강타자들을 상대하고 싶다“고 목표점을 응시했다.
[창간호] LG 투수 정우영이 15일 잠실야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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