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인수 7년, 누적 적자 3400억원.. 홈플러스에 무슨 일이

한영선 기자 2022. 6. 23.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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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악화일로의 홈플러스①] MBK 인수 7년, 답 못찾는 홈플러스

[편집자주]홈플러스는 2015년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자산 유동화에 초점을 맞춰 차입금 상환에 집중했다. 지난해 취임한 이제훈 대표는 이렇다 할 반전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고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올해 초에는 미래형 점포로 메가푸드마켓을 내세웠지만 이 같은 오프라인 혁신은 다소 늦었다는 평가다. 체질개선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가 잇따르는 홈플러스를 들여다봤다.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기사 게재 순서
ⓛ MBK 인수 7년, 누적 적자 3400억원… 홈플러스에 무슨 일이
②"아직 멀었다?"… 이미지 쇄신 나선 홈플러스
③[르포] '재도약 발판'?…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가보니
MBK파트너스(MBK)가 홈플러스를 품은 지 7년이 지났지만 투자성적표는 빨간불이다. 자산 유동화를 위해 실시한 점포 매각으로 노사 갈등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홈플러스의 실적도 악화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는 더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출구 안 보인다… 수익 대부분을 차입금 상환에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성적이 그리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산 유동화를 위해 실시한 점포 매각으로 노사 갈등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사진은 홈플러스 본사. /사진=홈플러스
동북아시아 최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는 2015년 10월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당시 국내 인수합병(M&A) 거래 사상 최대 규모였다. 인수금 7조2000억원 중 에쿼티는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조성한 2조2000억원에 그쳤다. 나머지 약 5조원(인수금융 4조3000억원, 상환전환우선주 6000억원)은 홈플러스의 자산을 담보로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인수 당시 국내 최대 차입매수(LBO)로 꼽혔는데 인수자금의 71%를 빚으로 해결한 셈이었다.

MBK는 인수 이후 대부분의 수익을 차입금으로 상환했다. 세일앤리스백(S&LB, 부지 매각 후 재임대) 방식을 차용해 재원을 마련했다. 홈플러스는 시화점, 울산점, 구미점에 대한 S&LB을 진행했다. 대전둔산점(3802억원) 경기안산점(4300억원) 대구점(1279억원) 대전탄방점(908억원) 등을 팔아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현금화했다.

몸집을 줄이는 덕분에 차입부담을 상당폭 축소시켰다. MBK는 홈플러스 인수 초기 4조3000억원에 달했던 인수금융 잔액을 2021년 11월 기준 9400억원으로 줄였다.

최근엔 부산 해운대점도 매각 입찰에 들어갔다. 앞서 MBK는 부산 내 수익 상위권 점포로 유명했던 가야점을 폐점하려 했지만 노조의 반대로 매장을 판 후 다시 입점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당시 동네 주민들도 폐점 반대 서명운동에 동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해운대점 부지 매각금액은 3000억~4000억원에 달하는데 이달 말 새 주인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오프라인 쪽을 효율화하면서 차입금 규모를 줄여나가고 있다"며 "최근 대형마트들은 과거처럼 점포를 확장하는 것보다 이익이 나고 규모가 있고 집행력이 있는 점포들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잇따른 점포 매각… "부동산 장사" vs "기업가치 제고"


MBK파트너스는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부동산 장사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사진은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홈플러스
MBK는 홈플러스의 성장 전략을 세우기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동산 장사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속적 경영이나 고용보장에는 관심이 없고 매각차익만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 김영준 홈플러스노조 교육선전국장은 "MBK는 홈플러스의 알짜매장부터 폐점시키며 자산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계속되는 매각에 고용불안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MBK 관계자는 "경영 차원에서 점포 간의 위치를 고려하는 등 다각적인 부분을 살펴 신중하게 검토 후 매각 등을 진행했다"며 "최근엔 간석점 리모델링을 진행하는 등 홈플러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중한 재무 부담 등의 이유로 점포매각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업 적자와 잡음이 지속되자 국내 신용평가사는 올 들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 단기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낮췄다. 한국기업평가도 홈플러스의 장기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전 유통학회장)는 "자산에 대한 투자보다는 효율화, 그 다음엔 수익실현을 하다 보면 영업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매각이나 배당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PEF 특성을 고려했을 때 컨틴전시 플랜(위기대응 계획)을 갖고 움직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마트보다 한발 늦은 홈플러스


홈플러스의 최근 3년간 연결기준 매출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표는 금융감독원 기준 홈플러스 2015~2021년 연간 실적. /그래픽=김영찬 기자
홈플러스에 대한 이 같은 지적은 최근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3년간 연결기준 매출은 ▲2019년 7조3001억원 ▲2020년 6조9662억원 ▲2021년 6조4807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9년 1601억원 ▲2020년 9334억원 ▲2020년 마이너스(-) 1335억원을 나타냈다. MBK 인수 인후 누적 적자는 약 3400억원에 달한다.

반면 대형마트에서 선두자리를 굳건히 한 이마트는 달랐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매출은 ▲2019년 19조629억원 ▲2020년 22조330억원 ▲2021년 24조9327억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2019년 1507억원 ▲2020년 2327억원 ▲2021년 3168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2020년도부터 발빠르게 월계점을 시작으로 2년간 28개의 매장을 리뉴얼하며 기존 점포를 재구성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지난 2월부터 7개 매장에 메가푸드마켓을 여는 등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지만 늦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처럼 오너가 운영하는 회사와 달리 홈플러스처럼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회사는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가 악화해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어렵다"며 "현재 차입금이 줄어들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수익성을 반등시킬 요소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경쟁 업체보다 한 발씩 늦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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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선 기자 youngs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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