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잡아라" 삼성물산 층간소음 문제 해결사로

연지연 기자 2022. 6.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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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층간소음 전문 연구 시설인 ‘래미안 고요안(案)랩 (LAB)’을 세웠다. 전문 연구 시설을 따로 만든 것은 업계 최초다. 앞으로 삼성물산은 층간소음을 연구하는 연구기관과 학계에 연구 성과를 공유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이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층간소음 복합 연구시설인 '래미안 고요안(安)랩(LAB)'을 개관했다. 래미안고요안랩은 층간소음에 대한 직접 체험과 관련 기술에 대한 이해·연구·실증이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의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이다. 사진은 고요안랩 기술존/삼성물산 제공

◇ 층간소음 저감기술 개발에 속도 붙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20년 12월, 사내 조직개편을 통해 층간소음 전문 연구 조직 ‘층간소음 연구소’를 신설했다. 삼성물산 층간소음 연구소는 삼성물산 ENG실 산하 석박사급 인력 10여명으로 구성됐다. 연구소장은 부사장급인 ENG실장이 맡았다.

연구소에서는 층간소음의 원인과 현황 분석에서부터 재료와 구조, 신공법에 이르기 까지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기술개발과 솔루션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연구를 통해 확보한 기술은 지속적인 실험과 검증을 통해 공동주택 건설현장에 단계적으로 적용하면서 상용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층간소음연구소가 만들어진 이후 신규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3월, 층고에 영향을 주지 않고도 바닥 슬래브 두께를 높여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특허명은 ‘슬래브 두께 변화를 통한 바닥충격음 저감 공법’. 이는 기존 210mm 바닥 슬래브에서 특정 부분의 슬래브 두께만 250mm로 높이는 특화 기술이다. 전체 바닥슬래브 두께를 높인 것과 유사한 층간소음 저감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공법을 적용하면 바닥슬래브 전체를 250mm로 높여 얻을 수 있는 진동과 소음 저감효과의 90% 가까이를 구현할 수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바닥 구조 전체의 두께에는 변화가 없어 건물 층고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초, 층간소음 차단 성능 1등급 기술도 자체 개발하고 국가공인시험기관의 인증을 획득했다. 중량충격음 차단 성능 1등급은 아래층에 전달되는 소음이 40데시벨(dB) 이하일 때 받을 수 있다. 중량충격음은 발뒤꿈치가 바닥에 부딪칠 때 나는 소리다. 주로 어린 아이들이 뛸 때 발생한다. 이는 일반적인 층간소음의 원인이기도 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위층에서 아이가 뛰어 생기는 강한 충격음을 아래층에서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의 성능을 갖췄다는 뜻”이라고 했다.

삼성물산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바닥 모르타르층의 무게를 늘리고 완충재의 충격흡수력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바닥충격음 차단 기술은 실험실의 측정값이 아닌 실제 공사가 진행 중인 래미안 공사 현장에서 실증을 통해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도 개관

지난 달 26일엔 용인시 기흥구 삼성물산 주거성능 연구소에서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 ‘래미안 고요안랩’을 개관하기도 했다. 래미안 고요안랩은 연면적 2380㎡, 지하 1층 ~ 지상 4층 규모의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로 국내 최대 규모다.

고요안랩은 초음파 슬래브 두께 비파괴 측정장비 등 최첨단 연구장비를 도입하고 소음 분야, 콘크리트 분야, 구조 분야 등 각 분야별 엔지니어가 상주해 현장에서 실험과 실증을 반복한다. 층간소음 연구 인력 뿐만 아니라 회사 내 미세 진동 전문가, 콘크리트 재료 전문가 등의 전문 인력과도 층간소음 저감을 목표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층간소음 저감 기술 연구와 실증이 이뤄지는 10개 실증 가구에서는 일반적인 벽식 구조를 비롯해 기둥식 구조, 혼합식 구조, 라멘 구조 등 4개 주택 구조를 적용해 구조별로 소음이 전파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일반적인 아파트에서 사용되는 바닥슬래브 두께 210mm를 비롯해 250mm, 300mm 등을 적용해 슬래브 두께에 따른 바닥충격음의 차이를 체험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했다. 4개의 주택 구조 형식과 바닥 슬래브 두께를 210mm에서 300mm까지 적용한 것은 고요안랩이 처음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각 구조별로 바닥 재료의 조합을 통해 최상의 층간소음 저감 기술과 공법을 실증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층간소음 저감기술 역시 시범 적용했다. 바닥 슬래브의 일부분만 두께를 높이면서도 소음을 줄일 수 있는 바닥구조 를 비롯해 층간소음 저감에 효과가 큰 고중량, 고유동 바닥재료를 활용한 300mm 슬래브 등을 일부 세대에 적용했다.

삼성물산은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층간소음 사후확인제를 앞두고 지금까지 개발한 기술과 공법 등을 고요안랩을 통해 빠르게 검증해 공동주택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또 이번 연구시설을 대외 연구기관 등에 공개하고 개발된 기술도 적극 공유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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