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조퇴 논쟁/박현갑 논설위원

박현갑 입력 2022. 6. 23.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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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점심 자리에서 고3 수험생 자녀와 아빠의 '조퇴 논쟁'을 들었다.

아이는 학교에선 공부가 안 되니 조퇴하는 친구들처럼 자신도 조퇴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빠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 조퇴하는 건 편법이니 안 된다고 맞섰다.

두 사람은 실랑이 끝에 한 달에 한 번 '조퇴'를 하는 걸로 타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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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얼마 전 점심 자리에서 고3 수험생 자녀와 아빠의 ‘조퇴 논쟁’을 들었다. 아이는 학교에선 공부가 안 되니 조퇴하는 친구들처럼 자신도 조퇴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빠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데 조퇴하는 건 편법이니 안 된다고 맞섰다. 두 사람은 실랑이 끝에 한 달에 한 번 ‘조퇴’를 하는 걸로 타협했다고 한다.

부모 동의를 토대로 학생이 결석해도 출석으로 인정하는 제도가 있다. 그런데 멀쩡한 건강을 핑계로 조퇴나 결석하는 학생들이 많단다.

이런 학생들이 성인이 되면 어떻게 될까. 법에 어긋나지 않는데 편법이 뭔 대수냐고 우길까 두렵다. 국회 인사청문회의 ‘아빠 찬스’ 논란이 떠오른다. 자녀 스펙 관리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런 적 없다”, “입시에 사용되지 않았다”는 해명이 이어졌다. 위법이 아니라면 상식에서 벗어나도 문제가 안 된다는 어른들의 속내를 드러내는 듯해 씁쓸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늙어 가는 게 아니라 익어 간다는 노랫말은 거짓말 같다.

박현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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