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불똥 튈라.. 지자체, 장마 전 '하천가 주차장' 폐쇄 고민
주민들 "장기폐쇄는 과잉대응"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전국 곳곳의 지자체가 집중호우로 사고가 일어나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받을까 봐 긴장하고 있다. 올해 1월 시행된 이 법에는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시설 등에서 설치·관리 부실로 2개월 이상 치료받아야 할 정도로 다치는 사람이 10명 이상 나올 경우 책임자인 지방자치단체장이 7년 이하 징역을 살거나 1억원 이하 벌금을 물어야 하는 규정이 있다. 그러다 보니 바짝 움츠린 공무원들이 평상시보다 더 장기간 하천 옆 주차장 등을 폐쇄하겠다고 하다 주민들과 갈등을 빚는 일도 나왔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및 서울시의 하천 관리 지침에 따라 장마철 집중호우 시 차량 침수, 인명 피해 등 재해 예방을 위해 6월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주차장을 폐쇄하오니 양해바랍니다.”
지난 18일 오후 9시 40분쯤 찾은 서울 양천구 안양천 둔치 주차장에는 양천구청에서 내건 이런 내용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15일부터 폐쇄’라는 안내와 달리 이 주자창엔 100대가 넘는 차가 서 있었다. 원래 양천구청은 안양천이 범람해 사고가 날까 봐 약 한 달 반 정도 주차장을 폐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를 알게 된 주민들로부터 “그동안에는 장마철에 비가 많이 올 때만 주로 주차장을 폐쇄해 놓고, 이번에는 한 달 반이나 문을 닫겠다는 건 공무원들이 과잉 대응하는 것”이란 취지의 불만 민원이 빗발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구청은 1주일도 안 돼 폐쇄 방침을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 양천구 관계자는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다른 지자체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서울시는 올해 처음으로 ‘강수 감지 자동 전파 시스템’을 구축해 서울시 전역에 있는 170여 개 강우량계에 강우가 감지된 경우 각 자치구 담당자에게 자동으로 문자가 발송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서울시 하천관리과 관계자는 최근 각 자치구 담당자들과 대책 회의를 더 자주 가지며 “중대재해처벌법이 생긴 만큼 제방 점검 등을 더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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