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환경미화로 도시 경쟁력 높인다

국제신문 2022. 6. 2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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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관광도시인 프랑스 파리는 아름다운 건물과 역사 문화로 유명한 곳이지만 각종 쓰레기와 악취로도 악명이 높다. 2017년 파리는 ‘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도시 청결을 시정의 최우선정책으로 추진했다. 환경미화요원을 대폭 채용하고, 도로 청소차량을 대거 구입해 파리를 대청소하기 시작했다. 파리의 아름다운 도시이미지 이면에 더럽고 냄새나는 도시공간의 위생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도시 환경미화를 강행했다.

환경정책기본법 제2조(기본이념)에 ‘환경의 질적인 향상과 그 보전을 통한 쾌적한 환경의 조성 및 이를 통한 인간과 환경 간의 조화와 균형의 유지는 국민의 건강과 문화적인 생활의 향유 및 국토의 보전과 항구적인 국가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명시돼 있다. 인간에게 공간은 물리적이면서도 나아가 정서를 충족시키는 문화의 영역이기도 하다. 도시의 공간환경은 도시민에게 정신적 건강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사소한 무질서가 더 큰 범죄를 유발해 사회에 매우 위험한 상태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쓰레기가 방치된 거리에 한두 개 더 버리는 것쯤이야 하는 심리를 부추긴다. 지저분한 공간에서 경범죄가 발생할 확률이 청결한 공간보다 훨씬 높다. 도시공간은 공공의 공간이다. 우리를 둘러싼 도시공간의 모습은 우리의 문화적 행동과 시민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로도 비친다.

부산은 각종 크고 작은 국제행사를 다수 개최하는 ‘마이스(MICE)’ 도시다. 한동안 코로나19로 침체됐다가 다시 활기를 되찾으면서 세계 많은 도시가 국제행사 유치전에 뛰어든다. 특히 부산은 세계 3대 메가 이벤트 중 하나인 엑스포의 개최지 선정을 눈앞에 둔 시점이라 유치 성공을 이뤄내기 위한 선행(先行)이 필요하다.

우리가 손님을 집에 초대하기 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청소다. 이는 우리 집을 방문하는 손님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싶은 마음에서, 또 손님을 대하는 예의에서 나오는 것이다. 2021년 세계경제포럼의 관광발전지수 평가 결과 일본이 1위로 선정됐다. 일본 하면 떠오르는 도시 이미지는 거리가 깨끗한 나라다. 방문하는 나라의 거리가 청결하고 정돈돼 있으면 환대받는 기분이 들고 그 나라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된다.

마이스 최강 국가 싱가포르 역시 거리가 깨끗하고 사회질서가 엄격한 도시국가로 유명하다. 싱가포르는 일찍이 깨끗한 도시환경이 도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투자와 관광객 유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대적인 청소가 시작됐고, 환경미화원 인원도 대폭 증가했다. 쓰레기 무단 투기 등의 무질서한 반(反)문화적 행위에 대해 엄격한 벌금제를 시행한다. 이러한 강력한 환경정화 정책의 효과로 덥고 습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의 인상은 쾌적하다.

도시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인 시대에 세계 수많은 도시가 저마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도시의 브랜드 파워를 키워나가고 있다. 깨끗한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정책이 곧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만드는 가장 근원적인 정책임을 우리는 일본과 싱가포르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 실제로 도시 경쟁력 지수를 평가해 도시 순위를 정하는 평가기관의 지표를 살펴보면 도시공간의 위생 상태, 쓰레기 및 하수처리 상태 등을 평가하는 지표가 포함돼 있다. 대대적인 환경미화 정책 시행을 통해 도시공간을 쾌적한 이미지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갈 것이가.

부산은 지금껏 채우기에 바빴다. 그중에는 필요한 것도 있었지만, 불필요한 것도 포함돼 있다. 청소하고 나면, 공간을 채움에 있어 필요한 것들과 불필요한 것들이 잘 보인다. 쾌적한 공간 만들기를 위한 재정리가 필요하다. 팬데믹이 끝나가고 전 세계적으로 다시 대면 사회로 전환되면서 크고 작은 국제행사가 대면 개최를 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이후 도시의 환경정화 상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은 매우 고조돼 있다. 부산은 마이스 도시다. 다수의 국제행사 개최와 유치전을 앞두고 있다. 이제 손님맞이 대청소를 시작할 때다. 대대적인 환경미화 정책 추진으로 비즈니스 사회 문화적 삶이 번성할 수 있는, 건강하고 안전하고 매력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속히 시작해야 한다.

윤지영 부산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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