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지원 문제로 내분… 이탈리아 연정 붕괴 위기
외무장관 탈당 “새 정당 만들것”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21일(현지 시각) “지금 소속돼 있는 ‘오성운동(M5S)’을 떠나 마리오 드라기 총리를 지지하는 새로운 정당을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디 마이오 장관은 현 연립 내각의 주축인 오성운동을 지난 2018년 총선 때 원내 제1당으로 만든 핵심 인물이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정세가 크게 흔들리고 최악의 경우 연립 내각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디 마이오 장관의 탈당은) 현 당수인 주세페 콘테 전 총리와의 불화가 원인”이라며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입장 차가 크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콘테 전 총리는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를 놓고 드라기 총리 및 내각과 계속 충돌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과 달리, “무기 지원은 전쟁을 연장해 불필요한 희생을 늘릴 뿐”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또 전쟁으로 촉발된 고물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대화와 협상을 통한 조속한 종전을 주장하고 있다. 내각과 첨예한 갈등이 계속되면서 오성운동이 연정에서 탈퇴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오성운동은 지난 2009년 등장한 좌파 포퓰리즘 정당이다. 10여 개 정당이 난립한 이탈리아 의회에서 동맹, 민주당, 전진 등 7개 정당과 손잡고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있다. 디 마이오 장관의 새 정당에는 오성운동 내 ‘정의파(주전파·主戰派, 우크라이나 지원 주장)’ 의원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은 30명 이상의 의원이 동반 탈당할 경우 오성운동이 우파 포퓰리즘 정당인 ‘동맹’에 원내 1당 자리를 뺏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 내의 분열은 유럽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유럽국제관계협의회(ECFR)의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와 독일, 루마니아, 스웨덴 등에서도 “전쟁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주화론(主和論)이 확산하면서 정치권 분위기가 변화하고, 일부 정당은 내홍(內訌)을 겪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최근 총선에서 약진한 좌파연합 뉘프(NUPES)와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 등이 빠른 시일 내에 종전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집권당인 중도우파 연합 ‘앙상블’ 내에서도 고물가로 인한 민심 이반이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우크라이나에 평화협상을 압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민당(SPD)과 자유민주당(FDP), 녹색당 등 3당이 참여한 독일 연립정권 내에서도 녹색당과 자유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더 적극적인 반면, 친러 성향이 강했던 사민당 내에서는 ‘협상 우선론’이 비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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