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나치 침공일 맞아 우크라 지원하는 독일에 비난 공세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레믈린 장벽의 무명용사 묘지에서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침공일인 ‘기억과 추모의 날’ 81주년을 맞아 현지 시민들이 헌화 행사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TASS

러시아 외무부, 언론보도문에서 비판

“우크라 내 작전에서 포착된 독일 무기

러·독 골 깊은 분리 단계로 이어질 위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의 러시아 침공일인 ‘기억과 추모의 날’을 맞아 러시아가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마찰을 빚고 있는 독일을 강력 비난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언론보도문을 내고 “독일 정부가 최근 들어 대조국전쟁(2차 대전 당시 러시아의 대독일전) 이후 러시아와 독일 간의 역사적 화해 과정을 위협하는 행동들을 점점 더 많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 외무부는 “독일 정부는 말과 행동으로 수십 년 동안 러시아와 독일이 양국 국민 간의 전후 적대감, 반목, 불신 등을 극복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의 결과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2월 27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선포한 독일 국방·대외정책에서 ‘시대 교체’는 독일의 강화된 재무장화를 규정하고 있다”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작전 틀 내에서 러시아 서부 접경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독일군 전력의 지속적 증강과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내 특별군사적전에서 포착된 독일 무기와 군사장비 등의 뉴스 영상은 몹시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은 러시아인과 독일 간의 골 깊은 분리의 단계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러·독 관계는 독일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규탄하면서 서방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함으로써 크게 악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러시아는 가스관 수리 지연을 이유로 발트해를 관통하는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을 통해 독일로 보내는 천연가스 공급량을 대폭 축소해 독일 내 에너지 위기 우려를 키웠다.

나치 독일은 1941년 6월 22일 새벽 독·소 불가침 조약을 깨고 러시아를 전격 침공해 1945년 5월 항복할 때까지 전쟁을 벌였다. 러시아는 이를 ‘대조국전쟁’이라고 부르며, 2700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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