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지만 '3G연속 선제실점', 단단했던 울산바위도 금이간다

김성수 기자 2022. 6. 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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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무실점 경기'를 천명했던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이었지만 그 바람은 킥오프 5분 만에 산산조각이 났다. 가까스로 역전승을 거뒀지만 3경기 연속으로 선제 실점을 허용한 것은 여전히 불안요소다.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 ⓒ프로축구연맹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2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7라운드 FC서울과의 원정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전반 5분 조영욱의 패스를 받은 서울 팔로세비치의 감아차기 골이 터졌지만 후반 30분 바코의 감아차기 득점과 후반 43분 엄원상의 결승골 나온 울산이 역전승에 성공했다.

울산은 이 승리로 서울 상대 14경기 연속 무패(11승 3무) 기록을 이어갔다. 직전 전북과의 현대가 더비에서 당한 참패의 충격을 어느 정도 씻어냈다.

울산의 최근 가장 큰 골칫거리는 '선제 실점'이었다. 15라운드 수원FC전에는 먼저 실점했음에도 2-1 역전승을 거뒀지만 직전 경기였던 전북과의 16라운드 '현대가 더비'에서는 공 점유에서 우위를 점했음에도 전반 29분 만에 내리 3실점을 허용하며 처참한 1-3 패배를 당했다.

리그 선두 팀이 연속된 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간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할 만한 일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울산 홍명보 감독은 선제 실점을 막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홍 감독은 경기 전 "선제 실점을 하기 전에 어떤 장면이 있었는지를 보니 역습 상황에서 가장 많은 빌미를 제공했다. 공격을 하다가 상대에 끊겨서 실점을 많이 했다. 그 부분에 대해 선수들과 공유하고 모두 인식하고 있다. 물론 지난 경기는 역습에서의 실점은 아니었다. 일단 서울전은 무실점으로 끝내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서울은 울산의 바람이 이뤄지는 것을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경기 초반부터 강한 전방 압박을 구사하며 울산을 밀어붙이더니 얼마 안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5분 울산의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조영욱이 박스 정면의 팔로세비치에게 오른발 패스를 건넸다. 팔로세비치는 큰 견제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 공을 잡아둔 뒤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가져갔고 공은 먼포스트 낮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며 서울이 1-0으로 앞서갔다.

ⓒ연합뉴스

선제 실점만큼은 막으려 했던 울산 입장에서 전반 5분 만에 골을 내준 상황은 그저 허무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직전 전북과의 경기에서 바로우에게 첫 골을 내줬던 전반 17분보다도 훨씬 이른 시간에 실점한 것이었다. 울산은 뒤늦게 공세적으로 전환해 경기 막판 극적으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무실점에 실패한 아쉬움은 남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만난 홍명보 감독은 "결국 선제 실점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니 얘기를 많이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 부분이 울산의 가장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엄연히 말해서 서울과의 경기는 울산이 승점을 잃을 뻔한 경기였다. 울산은 서울에 선제 실점을 한 전반 5분부터 공세를 퍼부었지만 오랜 시간 동안 득점이 나오지 않았고 70분이나 흐른 후반 30분이 돼서야 바코의 동점골이 나왔다. 심지어 서울은 이때 황인범이 부상으로 빠져 수적 열세라는 변수를 안았기에 울산으로서는 어느 정도 운이 따라줬다고도 할 수 있다. 

이날 전북 역시 수원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면서 9승 4무 4패, 승점 31점의 2위로 올라섰다. 울산이 서울에 가까스로 이겨 12승 3무 2패로 승점 39점 고지에 올라 전북과의 승점 차를 8점 차로 유지했지만 만약 선제 실점을 내준 그대로 패했다면 두 팀의 거리는 불과 승점 5점이 되는 것이었다. 무승부를 거뒀다고 해도 고작 두 경기인 승점 6점 차가 된다.

울산은 2019년부터 3년 연속으로 전북에 리그 막판 역전 우승을 허용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올해는 초반에 독주하며 우승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어느새 전북과의 승점 차도 한 자리수다.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 ⓒ연합뉴스

만약 울산이 계속해서 '선제 실점 이슈'를 반복한다면 선두 수성은 장담할 수 없다. 전북이 상승세를 탄 상황에서 1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조금 더 안정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시즌 초에 그저 단단하게만 보였던 '울산바위'에도 분명 서서히 금이 가고 있다. 과연 다음 경기에서 이 금이 봉합될지, 아니면 더 벌어질지에 관심이 모인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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