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홈런 치는 4번 타자·유격수, 멋지지만 일회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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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치는 4번 타자 유격수, 멋지긴 하지만 일회성으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오지환은 22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4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오지환은 "홈런 치는 4번 타자 유격수. 정말 만화 같은 얘기"라며 "오늘 그런 기분을 느꼈으니 일회성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내가 나를 잘 안다. 기분 좋을 때 멈추는 게 좋다"고 유쾌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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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홈런 치는 4번 타자 유격수, 멋지긴 하지만 일회성으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야구 만화 같은 활약을 한 오지환(32·LG 트윈스)이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오지환은 22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4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LG의 붙박이 4번 타자 채은성이 등에 담 증상을 느꼈고, 류지현 LG 감독은 오지환을 '임시 4번 타자'로 낙점했다.
오지환이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건, 지난해 10월 29일 부산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8개월 만이자 개인 통산 두 번째다.
류 감독의 파격적인 선택은 효과를 봤다.
오지환은 이날 투런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0-1로 뒤진 1회말 2사 2루에서 동점 우전 적시타를 치더니, 3-1로 앞선 3회 2사 2루에서는 한화 선발 윤대경의 시속 130㎞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중앙 펜스를 넘어가는 투런포를 쳤다.
이날 오지환은 세 차례 득점권 기회에서 두 번 적시타를 쳤다.
시즌 타율은 0.251(247타수 62안타)로 낮은 편이지만, 득점권 타율은 0.305(59타수 18안타)로 꽤 높다.
오지환은 "득점권에서는 내가 똑똑해지는 느낌이다. 더 집중하다 보니, 상대 배터리의 볼 배합이 조금 더 잘 읽힌다"며 "경험이 쌓이면서 수 싸움이 더 늘었고, 찬스에 강한 김현수 선배에게 많이 배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4번 타자의 무게감'은 집중력을 더 키웠다.
오지환은 "선발 라인업이 나왔을 때 '왜 내가 4번일까. 최근 타격감이 더 좋은 타자도 있는데'라고 의문을 품었다"고 털어놓으며 "아무래도 4번에 들어서면 타점 기회가 더 자주 올 것 같았다. 채은성 선배의 공백을 드러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4번 자리에서 기분 좋은 성과를 냈지만, 오지환은 "또 4번 타자로 나서고 싶지 않나"라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오지환은 "홈런 치는 4번 타자 유격수. 정말 만화 같은 얘기"라며 "오늘 그런 기분을 느꼈으니 일회성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내가 나를 잘 안다. 기분 좋을 때 멈추는 게 좋다"고 유쾌하게 웃었다.
그는 "(3회) 홈런 치고 나서 감독님께 '오늘 제가 홈런 쳤다고 또 4번 타자로 쓰시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경기 중이어서 류지현 감독은 오지환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류 감독이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자리에서, LG 내야수 중 가장 많은 579⅔이닝을 소화한 오지환을 자주 4번 타순에 기용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
하지만, 이날처럼 채은성에게 휴식이 필요할 때면 오지환을 '임시 4번 타자 1순위'로 꼽을 가능성은 크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뒤 "주장 오지환은 어느 타선에서건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오늘도 4번에서 좋은 모습으로 승리를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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