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양석환 킬러'가 떴다! 3안타 훔친 '아기짐승'의 미친 수비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투수와 타자가 아닌, 야수와 타자 간의 '천적' 관계가 형성되는 것일까. SSG 랜더스 최지훈이 연이틀 두산 베어스 양석환의 안타를 지워내며 색다른 천적 관계를 만들어 냈다.
최지훈은 지난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8차전 홈 맞대결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패배 속에서도 빛난 호수비를 펼쳤다.
최지훈이 양석환의 홈런성 타구를 지워낸 것은 두 번째 타석이었다. 3회초 양석환이 SSG 서발 이건욱에게 친 타구가 우중간 담장쪽으로 강하게 뻗었다. 잘 맞은 타구는 당연히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때 SSG '아기 잠승' 최지훈이 날아올랐고, 양석환의 홈런성 타구를 건져냈다. 두산 측에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명백한 아웃이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양석환의 타구는 최지훈의 글러브에 골인했다.
너무나 억울했던 것일까. 양석환은 7회 2루타를 치고 2루 베이스를 밟은 뒤 최지훈에게 크게 소리치며 어떠한 말을 건넸다. 하지만 구장이 너무 시끌벅적한 나머지 최지훈은 양석환의 메시지를 정확히 듣지 못했지만, 정황상 홈런성 타구를 잡아낸 것에 대한 장난 섞인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최지훈이 '한 소리'를 들을 만한 일은 22일 경기에서도 벌어졌다. 양석환의 안타 2개를 지워냈다. 그야말로 '아기 짐승'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는 환상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최지훈이 날아오른 것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3회였다. 양석환은 1사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SSG 선발 오원석의 4구째 144km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쪽으로 타구를 보냈다. 굉장히 잘 맞은 타구로 홈런성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적시타로 이어질만했다. 그러나 이때 최지훈이 빠른 발을 활용해 타구를 잡아내며 양석환의 안타를 삭제했다.
최지훈의 활약은 한 번이 끝이 아니었다.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양석환이 친 타구가 이번에는 가운데 담장쪽으로 쭉 뻗어나갔다.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성 타구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최지훈이 있었다. 최지훈은 펜스에 몸을 부딪혀가며 양석환의 타구를 건져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두 번이나 안타를 도둑맞은 양석환의 표정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양석환 이외의 선수에게도 '통곡의 벽'이었다. 두산은 3-3으로 맞선 7회초 2사 1, 2루의 찬스에서 김재환이 홈런성 타구를 때려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최지훈이 담장을 타고 올라 타구를 건져내며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SSG는 최지훈의 세 차례 호수비에 힘입어 두산과 대등한 경기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연장전 접전 끝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손에 넣으며 전날(21일) 2-16의 패배를 완벽하게 설욕했다.
KBO리그 모든 팀들에게 최지훈의 수비는 '통곡의 벽'과 마찬가지. 하지만 양석환의 입장에서는 연이틀 무려 세 개의 안타를 빼앗아간 것은 너무나도 야속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SSG 최지훈이 22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SSG의 경기 5회초 양석환의 안타성 타구를 잡고 있다.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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