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급식' 업체 김치 먹는 학교 72곳, 어쩌나

남지원 기자 2022. 6. 22. 22: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학교별 급식실 분리 추진
업체 2곳 '안전기준' 1차 부적합 판정

서울시내 학교 2곳의 급식에서 잇따라 개구리 사체가 나오면서 교육당국이 ‘열무김치 전수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급식 사고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학교별 급식실 분리를 추진하기로 했다. 문제의 열무김치 납품업체 2곳은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평가 결과 1차 부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이 중 1곳은 여전히 서울시내 72개 학교에 김치를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임영식 시교육청 학교보건진흥원장은 22일 브리핑에서 “1교 1급식실 체제가 돼야 급식 관련 사고가 발생해도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보고 지난달 개구리 사체가 발견된 서울 강서구 A고교 등 3000명분 이상의 급식을 한꺼번에 조리하는 관내 학교 2곳을 방문해 해결책을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A고교는 같은 재단 소속으로 인접해 있는 여고와 여중, 외국어고 등에 나가는 급식을 공동조리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7일 A고교를 방문해 4개 학교 관계자들과 협의한 결과 외고 급식을 나머지 3개 학교 급식과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사고와는 관계없는 노원구의 다른 고등학교도 같은 재단 소속 초·중·고교의 급식 3000명분 이상을 함께 조리하고 있어 개선 대상에 올랐다. 교육청에 따르면 급식을 실시하는 서울시내 1351개교 중 공동급식을 하고 있는 학교는 94개교이고, 급식 인원이 1000명 이상인 학교는 61개교다.

보건진흥원 관계자는 “많은 학생들이 한 개 급식실에서 만들어진 급식을 제공받다 보니 위생관리에 취약하고 식중독이나 이물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모든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어서 급식실을 분리하면 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열무김치를 납품한 업체 2곳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해썹 인증평가에서 1차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들 업체가 생산한 열무김치도 전량 폐기됐다. 해썹은 식품 원재료와 제조·가공·유통 등 모든 단계의 위해요소를 분석·관리하는 제도다. 1차 부적합 판정이 내려지면 시정명령 처분 후 재평가를 하고, 2차에서도 부적합 판정이 나오면 인증이 취소된다.

A고교 납품업체의 경우 개구리 문제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지난 15일 열무김치말이국수에서 개구리 사체가 발견된 B고교에 열무김치를 납품한 업체의 경우 아직 이물질이 어디서 나왔는지 확실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 관계자는 “B고교 납품업체도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원인 조사가 늦어지면서 B고교 납품업체는 아직 서울시내 72개 학교에 배추김치 등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는 74개 학교와 납품계약을 맺었지만 사건 발생 뒤 이날까지 B고교 등 2곳만이 계약을 해지했다. 보건진흥원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학교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급식 계약은 개별 학교장과 식재료 납품업체 사이에 맺은 것이라 교육청이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