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의원 공약, 단체장과 판박이.."도입 취지 무색"
[KBS 대구] [앵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지역구 의원 뿐만 아니라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가 배분되는 비례대표 의원들도 선출됐죠.
이들의 공약을 살펴봤더니 단체장 공약을 그대로 베낀 수준이거나, 지역 맞춤형 공약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비례의원의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혜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번 지방선거에 당선된 대구,경북 지역 비례대표 의원은 광역 9명, 기초 53명입니다.
지역 지방의회 의원의 12% 수준, 10명 중 1명 꼴로 적지 않습니다.
선관위에 공개된 국민의힘 광역 비례의원들의 공약을 살펴봤습니다.
대구의 경우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공약과, 경북 역시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인 공약과 대부분 겹칩니다.
거의 그대로 베낀 수준입니다.
[국민의힘 경북도 비례의원/음성변조 : "그게 바로 다같이 우리가 추구하는 거니까. 도당도 그렇고 경상북도민들이 우선 순위로 추구하는 것들이 아니겠나..."]
더불어민주당 광역 비례의원의 공보물에서는 경제회복이란 원론적인 이야기 뿐, 구체적인 공약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기 위해 선출되지만, 오히려 홍보를 목적으로 시장 후보와 나란히 촬영한 사진까지 올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 비례의원/음성변조 : "(시장 후보는) 지자체 안에서 가장 상징적인 후보죠. 그리고 그게 민주당 득표랑 같이 가는 후보기 때문에 어느 곳에든지 녹여내서..."]
기초 비례의원 대부분은 아예 이런 선거 공보물조차 없습니다.
대구는 더불어민주당 북구 지역만 선거공보를 공개했고, 국민의힘은 단 한 곳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경북은 포항과 안동 등 5개 시군을 제외하고 선거공보를 공개한 곳이 없었습니다.
비례의원의 의정활동 방향이나 공약 검증, 평가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강우진/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한국선거학회장 : "유권자들의 의사를 반영해서 정책적으로 활동했을 때, 평가를 받을 때 가능한 것인데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단체장과 의회를 싹쓸이한 상황에서, 비례의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혜미입니다.
촬영기자:김석현/그래픽:인푸름
정혜미 기자 (wit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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