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노포' 평양냉면 밀키트, 거기서 먹던 그맛 날까?

진영화 2022. 6. 2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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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전방위적 물가 인상으로 '서민 음식'이란 말이 무색해졌다. 계절 불문 서민이 즐겨 찾는 짜장면·삼겹살·비빔밥·김치찌개·칼국수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냉면의 인상 폭도 가파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냉면 가격은 평균 1만269원.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올랐다. 냉면 중 고가에 속하는 평양냉면은 더 비싸다. 유명 맛집들을 보면 우래옥 1만6000원, 봉피양 1만5000원, 평양면옥 1만4000원, 필동면옥·을지면옥 1만3000원으로 식당 5곳의 평균값이 1만4000원 선이다. 국수 재료인 메밀부터 육수를 우려낼 때 필요한 소고기 등 축산물의 가격까지 줄줄이 오른 여파지만, 무더운 여름철 평양냉면을 얼음물 들이켜듯 마신 적 있는 서민이라면 박탈감이 심할 것이다.

비싼 평양냉면을 반값에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간편식(HMR) 출시 열풍이 불면서 집에서 손쉽게 만들어 먹는 요리가 된 평양냉면이 HMR로는 매장의 50%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번주 기자평가단은 향긋한 메밀 면발에 육향 가득한 평양식 육수를 표방하는 평양냉면 HMR 4종을 비교해봤다. 고색창연한 냉면집에서 느낄 수 있는 낭만은 없어도 맛은 외식에 못지않았다는 평가다.

1위는 푸드바코드의 '의정부 평양면옥 평양냉면'이 꼽혔다. 오수현 기자는 "육수 맛이 구수하고 담백하다. 의정부 평양냉면 계열 특유의 맛을 잘 살려냈다"고 평했다. 다만 "돼지고기 지방이 국물에 하얗게 풀어지는데 비계를 좀 더 떼어내면 좋을 듯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영욱 기자는 "평가 제품 중 가장 평양냉면스러운 개운함이 있다"며 "면발이 굵고 상당히 쫄깃한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송경은 기자는 "육향이 잘 느껴지고 전문점 평양냉면 맛에 가장 가깝다"고 말했다. 강민호 기자도 "육수가 넉넉하게 들어있고, 평양냉면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육수 맛"이라고 했다. 하지만 "육수가 많은 대신 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조리의 불편함을 단점으로 꼽았다. 홍성용 기자는 "다른 제품 대비 가격이 비싼 편"이라고 평했다.

2위는 면사랑의 '평양식 고기물냉면'과 벽제의 '봉피양 평양냉면'이 공동으로 차지했다. 평양식 고기물냉면에 대해 오 기자는 "밍밍한 평냉의 맛을 그럭저럭 구현했다. 고기가 맛있고 곁들임 무가 아삭한 식감을 살려준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고기, 무 등 고명이 다양해 인상적이지만 육수 간이 다소 센 편이라 일반 냉면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송 기자는 "단맛이나 신맛이 과하지 않고 동치미 맛에 가깝고, g당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 "평양냉면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도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맛"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겨자소스의 겨자 맛이 너무 강하다"고 했다. 홍 기자는 "평양냉면 특유의 심심한 육수 맛은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강 기자는 "겨자소스, 절임야채 등 다양한 부재료가 눈길을 끈다. 덕분에 평양냉면의 삼삼한 맛을 즐기지 않는 소비자도 부재료로 원하는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봉피양 평양냉면에 대해 오 기자는 "봉피양에서 먹는 바로 그 육수, 얼갈이 맛 그대로"라며 "평양냉면의 슴슴한 육수 맛이 얼갈이 특유의 깊이 있는 풍미와 어우러지며 맛이 배가된다"고 했다. 이 기자는 "절임채소 맛이 육수에 배어 있다"면서도 "육수 맛보단 절임에 들어간 식초 맛이 육수 맛을 더 크게 좌우하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강 기자는 "평양냉면치고는 육수가 다소 자극적이다. 많은 사람이 삼삼한 맛을 평양냉면의 장점으로 생각하는데 이럴 경우라면 불호할 수도 있다"고 했다.

3위는 풀무원 '평양냉면'이었다. 오 기자는 "고급스러운 시중 전문점 냉면을 HMR로 만드는 현 추세에서 보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는 마트 포장 냉면 맛"이라며 "평양냉면도 함흥냉면도 아닌 고깃집 냉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만두 같은 단백질을 곁들여야 할 것 같은, 한 끼 식사로는 다소 부족한 느낌을 준다"고 했다. 이 기자는 "면발은 가늘고 겨자소스가 되직한 편"이라며 "육수의 새콤한 맛이 강한 편이라 신맛을 싫어하면 부담스러울 듯하다"고 말했다. 송 기자는 "면 식감이 쫄깃하고 잘 붙지 않는다"고 했다. 강 기자는 "냉동보관을 해야 하는 다른 제품들과 달리 냉장보관이 가능하고 조리 시간도 비교 제품 중 가장 짧다"고 평가했다.

[정리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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