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잠복기 최장 3주..전문가 "대유행 가능성 낮아"
발열 시작으로 손·발·얼굴 발진..치명률 3~6% 방심 일러
고위험군 21일 격리돼 항바이러스·면역글로불린 치료 받아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국내에서도 처음 발생한 가운데 최근 입국 격리 등 방역조치가 풀리고 해외 이동량이 증가하면서 이미 지역사회에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경우가 아니라면 전파 위험이 낮기 때문에 코로나19처럼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었으나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첫 발병 보고 이후 이례적으로 유럽, 북미, 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2일 기준 전 세계 52개국에서 3127건의 확진 사례와 117건의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다만 원숭이두창은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와 달리 밀접한 피부 접촉을 통해 주로 감염된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22일 브리핑에서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경우가 아닌 국내 일반 인구에서의 전파 위험은 낮기 때문에 과도한 긴장이나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면서 “하지만 긴 잠복기를 갖는 질병의 특성으로 인해서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첫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는 피부병변·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나 건강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확진자는 독일에서 입국하기 전 다른 의심환자와 접촉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숭이두창은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주로 유증상 감염환자와의 밀접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환자의 혈액 또는 체액, 피부 병변 부산물, 환자의 혈액·체액으로 오염된 옷·침구류·바늘 등이 감염원이다. 영국 등 유럽에서 다수 동성애자 감염이 보고됐지만, 감염경로 중 하나가 동성애일 뿐 발병 원인은 동성애와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 전파도 가능하나 흔하지는 않기 때문에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높은 질환은 아니다.
감염 시 발열, 두통, 근육통, 근무력증, 오한, 허약감, 림프절 병증 등을 시작으로 1~3일 후에 발진 증상을 보인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5일에서 최장 21일까지로 알려져있다. 보통은 감염 후 6~13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 2~4주간 지속된다. 동그란 붉은 반점 같은 구진성 발진이 나타나기 시작해 수포(물집)→농포(농이 참)→가피(마르면서 굳은 딱지) 등 단계로 진행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치명률은 3~6%로 무시할 수준은 아니나, 의료체계가 잘 정비된 지역에서는 치명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지난 8일 원숭이두창을 코로나19와 같은 2급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확진자는 감염력이 소실된다고 보는 딱지가 떨어질 때까지 격리 입원을 해야 한다. 고위험군은 21일간 격리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당분간 확진된 환자와 중위험·고위험 밀접 접촉자에 대해 비축 중인 2세대 백신을 활용해 본인 의사를 확인한 후에 동의하면 최종 노출일부터 14일 이내에 접종할 방침이다. 다만 2세대 백신은 접종 방법이 까다롭고 부작용 우려도 있다. 원숭이두창 3세대 백신 도입을 위해 제조사 등과의 협의는 진행 중이다. 치료제가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입원 중인 확진자는 증상에 따른 대증치료를 받는다. 정부는 원숭이두창 치료제인 항바이러스 ‘테코비리마트’ 약 500명분을 7월 중에 국내 도입할 예정이다.
해외여행자의 경우 귀국 후 3주 이내 발열, 오한, 수포성 발진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질병청 콜센터(1339)로 연락해야 한다.
민서영·김향미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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